한국인의 암 발생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위암.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병원균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다.

특히 한국 성인의 75% 이상이 이 균에 감염돼 있어 위암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1997년부터 이 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발효유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5년 만에 '윌'을 개발했다. '헬리코박터프로젝트 윌'은 위염,위궤양의 대표적 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유산균과 면역난황,차조기 등을 이용해 위에 좋은 발효유로 개발됐다. '발효유는 장에 좋다'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위 건강 발효유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윌'은 출시 초기부터 고객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초 히루 판매량을 20만개 정도로 예상했으나,2주 만에 주문량이 30만개를 넘어섰다. 2001년에는 하루 판매량이 40만개를 넘어섰으며,현재는 하루 65만개 정도가 판매되고 있다.

2005년 7월에는 출시 4년10개월 만에 판매량이 10억개를 돌파하였다. 1000원(현재 1200원)짜리 단일 브랜드 발효유 제품이 이처럼 단기간에 매출 1조원을 올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윌'은 이제 발효유 시장 1위 제품으로 한 해 매출이 2550억원인 '대박상품'이 됐다.

윌의 효능은 서울대병원 내과교실 정현채 박사팀이 4주간 진행한 임상실험에서도 밝혀졌다. 실험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양성 보균자 40명 중 19명을 대조군으로,21명을 실험군으로 나눠 진행되었다. 임상실험 결과 21명 중 18명에게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균이 감소한 사람 중 3명은 요소분해효소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현저히 억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1982년 호주의 워렌과 배리마샬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됐지만 국내에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업체 관계자는 "하지만 점차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언론과 의학계에서 이 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윌의 컨셉트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부합하면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윌의 성공에는 한국야쿠르트의 탄탄한 방문판매 조직도 기여를 했다. 1만3500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직접 고객을 만나면서 제품의 효능을 알리는 것.광고모델로 기용됐던 호주의 배리마셜 박사는 2005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해 제품 신뢰도를 높여주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에는 기존 '윌'의 효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와 매실 대신 기능성 과일인 석류와 복분자를 함유한 색다른 맛의 '윌 석류복분자'를 출시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