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포항이 경기침체로 불황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도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4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포항지역 인구는 51만2083명으로 인구 50만명선이 붕괴된지 5년여만에 51만명 인구를 뛰어넘었다.지난 1월 한달 동안에만 인구가 649명 추가로 늘어나 그동안 경북도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났던 구미보다도 같은기간 334명 앞질렀다.구미는 공단 내 기업들이 경기침체 여파로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한때 8만명이 넘던 구미공단 근로자 수가 7만여명으로 급감했다.포항시는 “지난 2년여동안 17개 기업 3조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낸게 인구증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포항의 인구는 2000년 51만7250명에서 최고치를 기록한후 철강경기의 가파른 침체 여파로 해마다 감소하면서 2006년말에는 인구 50만명선이 붕괴될 위기로 치달았다.당시 추세대로라면 연간 1만명이상 가파르게 늘고 있는 구미에 경북 제1의 도시 자리를 내줘야할 판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인구감소현상을 상승으로 반전시킨 힘은 현대중공업과 포스코다.박승호 포항시장은 2005년에 포항에 투자한 바 있는 울산의 현대중공업을 삼고초려해 2007년 영일만 신항내 2단계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현대중공업이 영일만 신항 내에 연간 15만t 규모의 선박건조용 블록(철강재)공장을 짓기로 결정한후 신한기계와 강림중공업 참앤씨 태창철강 등 국내 최대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포항 진출 시너지 효과로 이어졌다.여기에 포항 최대 향토기업인 포스코가 그해 영일만 신항 배후단지에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발전용 연료단지 착공에 들어가면서 이 일대는 자연스럽게 돈과 사람이 몰리는 조선 에너지 메카로 부상했다.

포항시는 2007년 한해동안만 이곳에 12개 기업 1조100억원대의 투자유치 성과를 이뤄냈다.당시 포항인구가 한해전보다 1010명이 늘어나 50만8684명에 이른 것도 이같은 기업유치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지멘스가 포항테크노파크에 4293㎡ 규모의 메디칼 초음파 진단기기 생산공장과 연구소를 차렸다.지멘스의 클라우스 함부헨 초음파사업부 사장은 “포항에 앞으로 500억원 이상을 더 투자해 포항을 ‘세계 초음파의료기기 사업 허브’로 키우겠다”고 밝혔다.이같은 투자러시에 지난해 3월이후 포항인구는 월평균 350명씩 증가해 같은해 9월 51만명을 다시 넘어섰다.2004년말 51만명선이 붕괴된지 5년여만이다.포항시는 오는 8월 영일만 신항이 본격 개장하면 최소 3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더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포스코 덕분에 불황을 몰랐던 포항도 올들어 104곳의 업체가 무더기 휴업신청을 하는등 고용불안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신항 배후단지 사업이 완료되는 2010년에는 연간 2조원 이상의 생산효과와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해 고용불안 충격을 완전히 상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