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이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동부는 특히 올해를 '비상 경영의 해'로 선포하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반드시 글로벌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을 세웠다.

동부가 의욕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동부제철의 전기로 건설이다. 전기로 제철 공장은 오는 7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80% 이상의 공사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완공되면 지금까지 외부 구입에 의존해왔던 핫코일의 자체 조달이 가능해져 동부제철의 원가 경쟁력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로 제철공장은 수익 측면뿐만 아니라 고철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 사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존 고로 제철공장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동부제철은 19개월 보름 만에 전기로 제철공장을 완공,미국의 세베스탈 콜럼버스가 보유하고 있는 최단 공사 기록(21개월)을 뛰어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동부하이텍이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사업 역시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제품의 기획 · 설계에서부터 생산 · 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시스템 반도체 종합회사로 변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말 자체 기술력으로 세계 최소형 액정디스플레이(LCD) 구동 칩 개발에 성공,이를 LG디스플레이에 공급했다. 또 아날로그 수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점점 나타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0.18마이크로미터(㎛)급 복합고전압소자(BCDMOS)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최근에는 85볼트(V)의 고전압까지 지원하는 BCDMOS 공정을 추가로 개발하는 등 아날로그 반도체 파운드리 부문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건설 계열사인 동부건설은 고급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잡은 '센트레빌'의 명품 이미지를 더욱 높이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펼쳐온 주택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보여준 100% 가까운 분양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4배가량 많은 일반 분양 물량을 공급,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역발상의 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동부는 또 손해보험,생명보험,증권,저축은행,자산운용,캐피털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의 위상에 걸맞게 첨단 금융 기법을 활용한 다양한 복합 상품을 개발하며 신규 고객을 늘려 나가기로 했다.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국내 톱 5의 종합금융그룹으로 자리잡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