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재무설계 액션플랜] 자산 디플레 시대…年 수익률 6~7% '채권의 유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비교적 안전하고 예금보다 고수익, 만기전에 되팔아 현금화 가능
금리격차 활용한 자본차익 효과, 신용등급은 꼭 따져보고 투자를
금리격차 활용한 자본차익 효과, 신용등급은 꼭 따져보고 투자를
직장생활 5년차에 접어드는 A씨(32)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얼마 후면 월급을 쪼개 부은 2000만원짜리 적금의 만기가 돌아오지만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 예금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다 반토막난 수익률이 회복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주식형펀드는 눈길도 가지 않는다. 한창 돈을 모아야 할 때 어렵사리 마련한 목돈을 불리는 건 고사하고 그대로 묵혀 둬야 할 판이어서 A씨는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상황에서 A씨 같은 안정성 투자자는 채권에 관심을 가져 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로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이야말로 채권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타이밍이라는 설명이다.
◆정기예금+α를 노려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채권은 은행 예금과 비슷한 투자효과를 갖는다. 만기 때까지 보유하면 가입시 보장된 만큼의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만기 2년짜리 은행 예금의 연 평균 이자 수익률은 3~4%에 불과했지만 우량 회사채의 연 평균 수익률은 이보다 높은 6.3%였다.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은 은행 예금의 대체 투자수단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또 채권은 주식 등 위험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낮은 데다 투자기간 중 고정적인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어 분산투자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그만이다. 유동성과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은행 예금은 만기가 되기 전에 해약하기가 쉽지 않지만 채권은 언제든 되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 매도 시점에서 금리가 떨어졌다면 이자 수익에 추가로 자본차익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권봉철 삼성증권 연구원은 "생애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기 내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꾸준한 '부의 보전'에 있다"면서 "미래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내에 일정 수준의 채권 비중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중화시대 본격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접어들고 주가가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개인들의 뭉칫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은행채와 캐피탈채의 수익률은 최근 크게 낮아졌지만 신용등급이 'A0' 이상인 우량 회사채들은 여전히 연 6~7%대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증권사 창구를 통한 소매채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 들어 일부 대형 증권사의 소매채권 판매액은 월 평균 5000억원을 넘어서며 작년 대비 2배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액 자산가들의 투자대상으로 여겨졌던 채권이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떠오르면서 1000만원 이하의 소액 투자자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원할 때 채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중개하는 '마켓메이킹' 기능을 강화하고 나선 증권사도 등장했다. 예전에는 일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경우 되사주는 사람이 없어 만기 전 처분이 어려웠지만 증권사가 대신 매수자를 물색해주는 방식으로 환금성이 높아진 셈이다.
◆기대수익률 낮게,신용등급 확인은 필수
채권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채권이 주식보다는 예금의 대체수단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에 따라 리스크가 높아지는 대표적인 자산이라는 점에서 기대수익률은 낮추고 안정성에 주목하란 얘기다.
예를 들어 현재 금리 수준에서 1년짜리 은행채(3.5~4%)나 'A0'급 이상 우량 회사채(5~6%)에 투자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보다 높은 8~9%대의 수익률을 노리고 신용등급이 낮은 'BBB'급 이하 회사채를 매입하는 경우라면 부도 위험에 따른 원금손실 가능성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금리가 높다고 무턱대고 투자를 할게 아니라 발행사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발행사의 신용등급은 민간 채권평가사나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증시 상황이나 금리 수준에 맞춰 예금-주식-채권의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연령대에 따라 규칙적인 이자소득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채권과 예금의 비중을 주식보다 높게 가져가는 것이 현명하고,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라면 비우량 회사채보다는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특정 채권에 이른바 '몰빵'하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에 노출되는 정도가 크다는 의미이므로 만기와 금리 수준에 따라 채권도 분산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상황에서 A씨 같은 안정성 투자자는 채권에 관심을 가져 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로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이야말로 채권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타이밍이라는 설명이다.
◆정기예금+α를 노려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채권은 은행 예금과 비슷한 투자효과를 갖는다. 만기 때까지 보유하면 가입시 보장된 만큼의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만기 2년짜리 은행 예금의 연 평균 이자 수익률은 3~4%에 불과했지만 우량 회사채의 연 평균 수익률은 이보다 높은 6.3%였다.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은 은행 예금의 대체 투자수단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또 채권은 주식 등 위험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낮은 데다 투자기간 중 고정적인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어 분산투자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그만이다. 유동성과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은행 예금은 만기가 되기 전에 해약하기가 쉽지 않지만 채권은 언제든 되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 매도 시점에서 금리가 떨어졌다면 이자 수익에 추가로 자본차익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권봉철 삼성증권 연구원은 "생애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기 내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꾸준한 '부의 보전'에 있다"면서 "미래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내에 일정 수준의 채권 비중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중화시대 본격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접어들고 주가가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개인들의 뭉칫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은행채와 캐피탈채의 수익률은 최근 크게 낮아졌지만 신용등급이 'A0' 이상인 우량 회사채들은 여전히 연 6~7%대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증권사 창구를 통한 소매채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 들어 일부 대형 증권사의 소매채권 판매액은 월 평균 5000억원을 넘어서며 작년 대비 2배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액 자산가들의 투자대상으로 여겨졌던 채권이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떠오르면서 1000만원 이하의 소액 투자자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원할 때 채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중개하는 '마켓메이킹' 기능을 강화하고 나선 증권사도 등장했다. 예전에는 일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경우 되사주는 사람이 없어 만기 전 처분이 어려웠지만 증권사가 대신 매수자를 물색해주는 방식으로 환금성이 높아진 셈이다.
◆기대수익률 낮게,신용등급 확인은 필수
채권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채권이 주식보다는 예금의 대체수단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에 따라 리스크가 높아지는 대표적인 자산이라는 점에서 기대수익률은 낮추고 안정성에 주목하란 얘기다.
예를 들어 현재 금리 수준에서 1년짜리 은행채(3.5~4%)나 'A0'급 이상 우량 회사채(5~6%)에 투자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보다 높은 8~9%대의 수익률을 노리고 신용등급이 낮은 'BBB'급 이하 회사채를 매입하는 경우라면 부도 위험에 따른 원금손실 가능성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금리가 높다고 무턱대고 투자를 할게 아니라 발행사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발행사의 신용등급은 민간 채권평가사나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증시 상황이나 금리 수준에 맞춰 예금-주식-채권의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연령대에 따라 규칙적인 이자소득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채권과 예금의 비중을 주식보다 높게 가져가는 것이 현명하고,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라면 비우량 회사채보다는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특정 채권에 이른바 '몰빵'하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에 노출되는 정도가 크다는 의미이므로 만기와 금리 수준에 따라 채권도 분산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