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가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부활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달 매출 440억원을 거둬 2006년 3월 이후 3년만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 280억원에 비해 57%나 증가한 것이다.

삼보는 1980년 7명의 젊은이가 서울 청계천 한 창고에서 시작해 2000년 매출 4조원에 이르는 국내 대표적 IT 벤처 기업의 신화를 썼다. 그러나 삼보는 이후 해외 수출선이 끊기고 자회사 두루넷의 부실 등으로 2005년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

부활의 신호탄은 2007년 10월 셀런이 인수를 확정하면서부터다. 지난해 1월에는 법정관리에서 졸업했으며 과거 PC 전문기업의 명성을 되찾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삼보 관계자는 "지난해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진들을 모델로 내세워 'PC하면 TG삼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한게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PC 시장에서 삼보의 점유율은 과거 10% 아래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3분기 12%대로 올라섰다. 특히 데스크탑 시장에서는 LG전자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모회사인 셀런이 국내 IPTV의 선도적 역할을 했던 업체로 PC와 유사한 셋톱박스를 만든다는 점에서 제조 과정의 시너지 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네비게이션과 PMP 등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수익원을 다양화했다. 최근에는 대표적 친환경 유망산업인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에서의 PC 판매에도 서광이 비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월마트와도 협의 중이다. TG삼보가 최근 미주 및 유럽지역에서 출시한 일체형 PC '루온A1'은 베스트바이 온라인몰에서 일체형 PC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보는 이같은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제품군 라인업 강화, LED 조명 사업, 해외 시장 선전 등으로 이달에는 매출 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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