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2기 경제팀 첫 환율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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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동 경제부 기자 jdpower@hankyung.com
천정부지로 치솟던 원 · 달러 환율이 소폭이나마 이틀 연속 하락하며 1500원대 중반에 멈춰섰다. 급등세가 한풀 꺾여 시장을 짓누르던 심리적 불안감이 약간 진정되는 분위기다. 외환당국이 사흘연속 달러를 파는 시장개입에 나선 영향이다.
외환시장 일각에선 당국의 이번 개입이 비교적 적절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1600원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개입에 나섰다는 점과 투입한 돈도 지난해에 비해 크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다. 외환당국은 이번 사흘 동안 15억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달러를 매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7월9일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60억달러 이상 쏟아부은 이른바 '도시락폭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라는 반응이다. 그 정도의 달러로 외환시장을 다소 안정시켰으니 이번 경제팀이 지난해의 1기 경제팀보다 세련됐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시장개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언제까지,얼마나 시장에 개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다.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2015억달러였다. 이번에 15억달러 이상 썼으니 외환보유액은 현재 2000억달러가 채 안 될 것이다.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외채가 1940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보유액이 넉넉하다고 볼 수 만은 없다.
물론 외환당국은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 중 상당액이 연장(roll over)되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 등지에서 거대 금융회사 국유화에 따른 불안이 여전하고 선진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이 시작되면 한국 등 이머징마켓에 흘러 들어오는 달러가 줄어들 공산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달러 부족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2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아껴 쓸 필요가 있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경고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1992년 영국이 손을 들었고 1997년 우리 정부도 그랬다. 정부는 지난해 7월에도 130억달러 이상 쏟아붓고도 환율상승을 막지 못했다. 외환당국 스스로도 환율을 경상수지 개선에 활용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국은 외환위기로 이미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그 고통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외환시장 일각에선 당국의 이번 개입이 비교적 적절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1600원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개입에 나섰다는 점과 투입한 돈도 지난해에 비해 크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다. 외환당국은 이번 사흘 동안 15억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달러를 매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7월9일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60억달러 이상 쏟아부은 이른바 '도시락폭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라는 반응이다. 그 정도의 달러로 외환시장을 다소 안정시켰으니 이번 경제팀이 지난해의 1기 경제팀보다 세련됐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시장개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언제까지,얼마나 시장에 개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다.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2015억달러였다. 이번에 15억달러 이상 썼으니 외환보유액은 현재 2000억달러가 채 안 될 것이다.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외채가 1940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보유액이 넉넉하다고 볼 수 만은 없다.
물론 외환당국은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 중 상당액이 연장(roll over)되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 등지에서 거대 금융회사 국유화에 따른 불안이 여전하고 선진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이 시작되면 한국 등 이머징마켓에 흘러 들어오는 달러가 줄어들 공산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달러 부족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2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아껴 쓸 필요가 있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경고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1992년 영국이 손을 들었고 1997년 우리 정부도 그랬다. 정부는 지난해 7월에도 130억달러 이상 쏟아붓고도 환율상승을 막지 못했다. 외환당국 스스로도 환율을 경상수지 개선에 활용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국은 외환위기로 이미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그 고통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