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시드니에서 경제 · 안보 · 녹색외교 행보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그린비즈니스 포럼 연설,호주의 유력지 오스트레일리언과 인터뷰,태양광 및 재생에너지연구소 방문 등을 통해 대북,경제위기,녹색성장 등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바이 코리아'행보

이 대통령은 그린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호주의 맥쿼리사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 투자하는 1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키로 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 후 "호주의 다른 경제인들도 나와 한국의 미래를 보고 투자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양국은 이제 실질적이고 한 단계 높은 협력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양국 경제인들에게도 새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FTA협상 개시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의 호주 방문을 계기로 이날 지식경제부 · 맥쿼리 · 우리은행 간 10억달러 펀드 조성을 비롯한 양국 간 7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 대통령은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내에 있는 '태양광 및 재생에너지 연구소'를 찾아 "한국은 녹색성장 연구 · 개발(R&D)예산을 두 배 늘렸다"며 "우리와 손잡고 세계 최고의 기술을 함께해 나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소는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경제 가정교사?

이 대통령은 뉴질랜드 호주 방문에서 경제난 해결 방안과 관련해 정상을 비롯한 주요인사들로부터 자문 요청을 잇달아 받았다.

지난 3일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정상회담 자리에서 "한국이 실물경기침체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느냐.전망은 어떻냐""한국의 경기 부양책은 어떤 내용이냐""중국 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질문을 잇달아 던졌다.

이어 4일 시드니에서 맬컴 턴불 자유당 당수는 미국의 경기 부양책,불량 채권 처리 문제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최고경영자 출신이어서 각국 정상들을 만날 때 의견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드니(호주)=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