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 가공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CJ제일제당 대상 SPC그룹 사조해표 동아제분 등 대형 식품업체들이 속속 우리밀 사업에 뛰어들면서 우리밀 국수,빵,과자는 물론 베이글 머핀 누룽지 등까지 폭넓게 개발되고 있다. 우리밀이 인기인 것은 장기간 운송을 위해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는 수입밀에 비해 안전한 먹거리인 데다 단백질 칼슘 식이섬유 등 영양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우리밀을 사용한 밀가루,국수 등 신제품 5종을 선보였다.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프리믹스' 제품과 생면 우동도 출시해 올해 우리밀 매출을 70억원,내년엔 12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2003년 '우리밀 밀가루'를 처음 내놓은 사조해표는 지난해 우리밀 라면,자장면에 이어 최근 '우리밀 통밀가루'를 내놨고 다음 달엔 '우리밀 프리믹스'를 출시한다. 사조해표는 지난 1~2월 우리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고,올해 전체로는 작년의 2배인 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밀 가공업체 밀다원을 인수한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샤니 삼립식품 등 계열사를 통해 '우리밀 100% 식빵','우리밀 치즈 양파빵','우리밀 머핀' 등 20여종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우리밀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계약재배 농가를 확대해 부족한 생산량을 늘리고 가공식품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우리밀 생산량은 지난해 9000t에서 122% 늘어난 2만t,내년에는 3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로는 급격히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생산량은 SPC그룹의 전체 밀가루 사용량(11만t)의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업체들은 이미 우리밀 재고가 바닥 수준이어서 오는 5~6월 밀 수확기만 손꼽아 기다리는 상황이다.

품종 개량도 선결 과제다. 밀가루는 점착성(끈끈한 정도)이 있는 단백질 덩어리인 글루텐 함량이 13% 이상이어야 빵을 만드는 데 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밀 수확량의 90%를 웃도는 '금강밀' 품종은 글루텐 함량이 12% 미만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