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시장에 이번에는 상업용 부동산발 경보가 발령됐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은행(FRB) 총재는 4일 마이애미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하락하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일반주택 담보대출 부실로 이미 쑥대밭이 된 금융권과 시장에 추가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금융시스템과 신용시장 안정 노력은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은행권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장부가로 2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일반주택 담보대출 시장의 4분의 1에 못 미치는 규모이나,부실화될 경우 금융권에 상당한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록하트 총재는 우려했다.

이와 관련,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상업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주택의 경우 융자를 받은 5가구 중 1가구가 이른바 '깡통주택' 보유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깡통주택은 집값 하락으로 집의 가치가 상환해야 할 융자금에도 못 미치는 집을 말한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주택 중 20%인 831만채의 주택이 이에 해당한다. 주택 가격이 5% 더 하락하면 216만채가 깡통주택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미 정부는 이에 따라 이날 750억달러를 투입,주택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압류 위기에 놓인 약 400만가구에 대해 대출상환금액이 월간 총수입의 31%를 넘지 않도록 조건을 완화해준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대출금 상환을 연체하지 않은 약 500만가구에는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재융자 혜택을 줘 상환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

한편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고객 예금보장기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 셰일라 베어 FDIC 의장은 "부실 은행이 크게 늘어나면서 예금보장기금이 연내 바닥나거나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DIC는 기금 확충을 위해 다음 달부터 은행과 S&L(저축대부조합) 등에 물리는 예금보장 수수료를 예금액 100달러당 12~14센트에서 12~16센트로 올리기로 했다.

예금보장기금 규모는 파산은행 예금 대지급이 늘면서 2007년 말 524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89억달러로 급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25개에 이어 올 들어 벌써 16개 은행이 문을 닫았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