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널모터스(GM)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 사업보고서는 총 402페이지.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GM의 회계감사를 맡은 '딜로이트 앤드 투시'가 덧붙인 단 하나의 문장에 쏠렸다.

"(생존 가능성이) 상당히 의심스럽다(sustantial doubt)." GM의 속사정을 샅샅이 훑어 본 회계법인마저 등을 돌리는 걸까.

로이터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딜로이트 앤드 투시'는 5일 연례 보고서를 통해 "GM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파산보호 신청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GM의 계속되는 영업손실과 주주들의 피해, 채무를 상환하기에 부족한 현금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이 회사의 지속적 생존 능력에 대해 상당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견해다.

GM은 지금까지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134억달러의 자금을 지원 받았고 추가로 166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한 상태다. 이미 지원받은 자금과 추가로 지원을 요청한 금액을 합친 300억달러 외에 소형 트럭 생산라인을 친환경 차량 생산설비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77억달러를 추가로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GM 측은 "소비자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회사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구매를 꺼릴 것이기 때문에 파산보호 신청은 곧 회사의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능한 한 파산보호 신청을 피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GM의 지난 달 자동차 판매실적은 12만6170대로 전년동기대비 53% 감소하며 1967년 이후 42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외신들은 "자동차회사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차량 판매인데 극심한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GM이 외부지원 없이는 독자생존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GM 사태에 대해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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