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드라이버는 헤드와 샤프트를 원하는 대로 골라 '튜닝'하는 맞춤클럽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09 PGA 머천다이즈쇼'에 출품된 드라이버를 보면 최근 드라이버 트렌드를 형성했던 혁신적인 모양과 화려한 디자인이 사라졌다. 사각형，삼각형，오각형 등 특이한 모양의 헤드 대신 전통적인 반달형으로 회귀했다. 빨갛고 노랗게 헤드를 감쌌던 원색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 대신 대부분의 클럽메이커들은 헤드와 샤프트，그립을 골퍼들의 취향대로 맞춰서 조립해주는 '맞춤 클럽'을 대거 선보였다. 캘러웨이，테일러메이드，아쿠쉬네트，나이키 등 이른바 '메이저 클럽메이커'들이 선보인 신제품은 예전처럼 헤드가 샤프트에 고정된 상태가 아니다. 캘러웨이는 '아이믹스'，타이틀리스트는 '피팅 웍스'라는 헤드를 내놓았는데 샤프트는 별도로 판매한다.

고객들은 헤드를 선택한 뒤 자신에게 맞는 샤프트를 골라 즉석에서 조립하게 된다. 물론 조립은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다. 분해 · 조립을 싫어하는 골퍼들은 구입처에서 전문가에게 의뢰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으로 튜닝할 수 있다.

나이키의 튜닝 드라이버인 'SQ 다이모 스퀘어'는 로프트별로 헤드가 각각 다르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로프트에 따라 헤드크기는 물론 중심위치와 라이각,그리고 관성모멘트까지 각기 다르게 설계됐다. 전용 렌치를 사용해 샤프트를 헤드에서 분리한 다음 매뉴얼에 따라 원하는 위치로 탄도와 각도로 다시 결합하면 된다. 반원형과 사각형 등 두 가지 헤드 형태로 출시됐다.

캘러웨이의 신제품 '레가시 옵티핏'의 경우 헤드와 샤프트를 바꿔가며 시타해보고 주문조립할 수 있다. 부위별 종류는 헤드가 8가지，로프트가 3가지,샤프트가 28가지여서 이론상으로는 최대 672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

테일러메이드가 최근에 선보인 드라이버 'R9' 역시 골퍼가 직접 헤드 페이스 각도와 로프트，라이각，무게중심 등을 바꿀 수 있는 튜닝 클럽이다. 테일러메이드 측은 다양한 조합을 통해 최고 24가지 사양으로 변형할 수 있고,최대 75야드까지 좌우 탄도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클럽 빅 메이커들이 튜닝 클럽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올해 드라이버 시장이 기성품을 골라 사는 패턴에서 처음부터 골퍼의 특성에 맞는 제품으로 만들어 구입하는 패턴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