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적대국 쿠바에 올리브 가지를 주려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개최되는 미주정상회의에 참석,이번 회의를 쿠바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남미와의 관계 개선을 원하는 오바마 대통령이'새로운 양키동맹 시대'를 열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대(對)쿠바 정책 변화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백악관은 쿠바에 대한 여행 및 무역 제재 완화 조치를 내놔 40년간 지속된 엠바고,즉 무역금지 정책을 영구 폐기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 하원도 지난달 3년에 한 차례로 제한된 쿠바계 미국인들의 모국 방문은 물론 송금을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번 주 상원 표결에 부쳐지는 이 법안은 공화당 일부에서도 찬성하고 있어 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미주정상회의에 앞서 오바마가 정책 변화를 선언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시기가 됐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하는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의 엠바고 정책은 시대착오적이고 보복적인 조치라는 인식을 전달하고,이를 완화해줄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