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블로거가 된 장태평 농림부 장관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현직 장관 중에 직접 블로깅을 하는 것도 이채롭지만 서정적인 시로 농업 개혁을 부르짖는 그에게서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장 장관이 최근 굴욕(?)을 당했습니다.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뉴질랜드 순방을 가던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장 장관에게 한 말씀 하신거지요.

"농림부 장관이 왜 외교부장관처럼 넥타이를 매고 양복입고 다니냐,농림부 장관은 이제 각료라고 생각하지 말고 농촌개혁 운동가라고 생각하고 일하라"

장 장관께서 마음의 상처가 컸을까요.아니면 대통령의 한 말씀이 더더욱 천착하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들렸을까요.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지난 주말 곧바로 현장으로 뛰어갔습니다.그것도 다음의 한 카페 회원들이 마련한 번개모임 자리에 말입니다.

지난주 장 장관이 운영하는 블로그 '장태평의 새벽정담'에 정중하게 카페 번개모임에 장관을 초청하는 글을 올렸습니다.장 장관은 흔쾌히 이를 수락했답니다.

지난주 토요일 충남 예산시 덕산면에서 열린 '충남의 농촌 & 충청남도 전자상거래연구회'라는 한 다음 카페의 번개모임에 달랑 대변인과 단 둘이서만 참석했답니다.현장에 가보지 않아서 분위기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좋았던 모양입니다.이 카페가 떠들썩합니다.

이 카페의 사무국장인 남준다님의 블로그(blog.daum.net/bomall)도 번개모임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주고 있네요.인터넷 카페의 번개모임에 현직 장관이 직접 참석한 것은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개인적으로 아무런 인연도 없는,단지 부처 장관으로서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참석을 결심한 것부터가 좀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장 장관은 9일 과천 청사에 작업복 차림으로 출근했다고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대통령의 말씀을 따라 오늘부터 작업복으로 근무하겠다고 약속한 터였습니다.그렇지만 이날 만큼은 넥타이를 풀지는 않았다고 합니다.이유는 외국 손님 맞을 일이 있어서라고 합니다.

아직도 블로깅에 열심이고 이런저런 카페를 찾아 답글 달고 토론하는 모습은 여전합니다.오히려 강도를 더하는 것같습니다.

농협 개혁이라는 현안을 풀자면 주말에 카페 회원들을 만나기 보다는 관련 인사들을 만나는 편이 훨씬 나을지도 모릅니다.대개의 장관들이 그랬으니까요.그런 점에서 장 장관은 하나씩 다져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장 장관이 번개모임에 자주 초청받지 않을까 합니다.그런 초청을 모두 수락할 수는 없더라도 좀 더 자주 현장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위정자들에게 통제되지 않는 금기의 땅으로 여겨지는 인터넷의 바다에 너무나 깊숙히 발을 담궈버렸기 때문(?)입니다.또 그 바다에서 풍랑도 만나고 거대한 고래를 만나겠지요.

아무튼 그가 농정을 맡고 있는 동안은,블로거로 활동하는 동안은 꾸준히 지켜볼 만한 인물이 돼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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