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한 · 미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합동 군사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간 마지막 소통 통로였던 군통신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이날 돌아올 예정이던 개성공단 관리자 80명의 귀환이 일단 무산됐다. 오전 개성공단에 가려던 700여명의 방북도 이뤄지지 못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 출입관리 당국은 출입경 허가를 내 달라는 우리측 요구에 대해 '상부의 지시'라며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이날 오후 경의선 육로를 통한 우리 국민의 귀환 계획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군통신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 북측의 확답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이들을 억류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우리측 인원의 귀환이 금명간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공단 체류자들의 신변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남북관계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북한은 이날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 · 미 '키 리졸브'훈련기간에 "북남 사이에 유일하게 존재해온 마지막 통로인 군통신을 3월9일부터 차단할 것"이라면서 "현재 개방돼 있는 동 ·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하여 보다 엄격한 군사적 통제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성명은 특히 미국과 일본 등이 밝힌 북한 미사일 요격 방침에 대해 "(한 · 미 · 일) 본거지에 대한 보복 타격전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도 "공화국의 하늘과 땅,바다에 단 한점의 불꽃이라도 튄다면 가차없이 무자비하게 징벌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동 · 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 통행 · 통신 · 통관에 대한 군사적 보장 합의서 등 제반 남북 합의에 의거,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의 출입과 통신이 원만히 보장될 수 있도록 북한이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