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27.한화)이 9일 숙적 일본을 상대로 결승 타점을 올리며 이승엽(요미우리)과 김동주(두산)를 잇는 한국 야구 대표팀 4번 타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김태균은 이날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예선 1,2위 순위결정전에서 일본 선발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를 상대로 1타점을 뽑아내며 한국의 1-0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태균은 4회 1사 1,2루 상황에서 이와쿠마의 공을 잡아당겨 좌선상으로 빠지는 1루타를 만들어내면서 2루 주자 이종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와쿠마는 경기에 앞서 "한국타자 중 김태균울 가장 조심하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김태균의 한 방으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5회 무사 1루에서도 김태균은 구원투수 마하라 다카히로(소프트뱅크)에게서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가로지르는 2루타를 뽑아 내는 등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아시아예선전 4경기를 통틀어 12타수 5안타 타율 0.417,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이승엽의 뒤를 잇는 대표팀 4번 타자, 1루수의 역할을 100% 해낸 것이다.

이번 예선전 활약으로 김태균은 2006년 제1회 WBC 중심 타선이었던 강타자 이승엽과 김동주가 빠지면서 한국 대표팀의 공격력에 대해 제기됐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김태균은 지난 7일 한일전에서도 0-3으로 뒤지던 1회 말 2사3루에 타석에 들어서 메이저리거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왼쪽 관중석 위 대형 광고판을 그대로 맞히는 비거리 140m의 초대형 2점 홈런을 날렸다.

일본 무대에서도 밀어서 이 정도 거리의 홈런을 칠 수 있는 힘있는 타자가 많지 않아 올 시즌 뒤 자유계약(FA)선수 자격을 얻게 되는 김태균은 일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도 김태균이 마쓰자카를 상대로 홈런을 때린 뒤 "예전엔 이승엽의 백업이지 않았나.

잘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을 했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홈런 31개로 '홈런왕'에 오른데 이어 WBC 아시아라운드 예선전에서도 맹타를 휘두른 김태균이 미국에서 열리는 8강 본선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