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TV가 만든 인기드라마 ‘디 오씨(The O.C)’는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Orang County)’의 줄임말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부촌(富村)의 소소한 일상사가 주요 소재다. 상류사회를 다룬 드라마인 만큼 배경도 화려하다. 몇백만 달러짜리 호화 별장과 고급 승용차는 드라마의 단골 ‘눈요깃거리’다.

이런 오렌지 카운티도 글로벌 불황에는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10일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오렌지 카운티의 푸드뱅크(무료 급식소)가 곤경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푸드뱅크는 기업과 사회단체로부터 음식물을 기부받아 운영된다. 그런데 최근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무료 급식소를 찾는 저소득층은 늘어난 반면 기부를 하는 단체는 줄었다. 기부음식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것이다.

오렌지 카운티의 푸드뱅크 디렉터인 마크 로우리는 “작년 6월에 비해 푸드뱅크를 찾는 사람들이 60% 가까이 늘어났다” 며 “20년 동안 이런 일을 해오고 있지만 요즘처럼 급증한 경우는 처음” 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오렌지 카운티는 ‘부촌’의 특성상 기부음식이 항상 수요를 채우고도 남아,다른 기관이나 지역에 나눠 줬었다.

푸드뱅크의 또 다른 관계자는 “1,2주 전만해도 남아 돌던 음식이 갑자기 모자라기 시작했다” 며 “어느 때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결식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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