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성비염이나 천식, 축농증이 있는 어린이는 감기를 거의 1년 내내 달고 산다. 눈 밑이 푸르스름하다. 코가 가려워서 비비거나 잘 후빈다. 아침에 코가 막혀서 찍찍거리고 킁킁거리는 경우가 많다. 코피가 자주 난다 등의 증상들이 생긴다. 아이가 콧물만 조금 흘려도 진료를 받으러 가는 엄마들을 볼 때면 과잉보호라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코감기쯤이야 일주일만 버티면 낫는 가벼운 증상이라 여기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근래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는데 보통 단순한 감기로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감기가 2주 이상 오래 자주 반복되고, 코감기나 콧물을 달고 살면서 코막힘이 자주 있고, 자다가 기침을 하거나 입을 벌리고 있다면 비염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연속적인 재채기와 콧물, 코막힘, 이로 인한 입호흡과 함께 눈과 코를 비비고 가래와 기침이 자주 나타나는 것이 비염의 일반적인 증상이다. 대부분 알레르기비염은 부모나 형제처럼 가족력을 보이는 유전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부모가 모두 알레르기가 있으면 70%, 두 사람 중 한사람만 있으면 50%이상에서 알레르기 증상이 생긴다. 이를 단순한 코감기로 오인해 치료를 받지 않다가는 증상이 심해져 만성비염이나 부비동염, 천식 등 그 이상의 합병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성장기의 비염을 가볍게 보면 안 되는 이유는 단지 콧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가 막히면서 생기는 두통,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는 결국 학습능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공부하는 아이들을 더욱 괴롭힌다. 무엇보다 성장기에 치명적인 영향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성장호르몬은 밤 12시 이후 깊은 수면상태에서 활발하게 분비되는데, 기침과 코막힘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성장호르몬도 충분히 분비되지 못하고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수면부족은 식욕 부진과 체력 저하, 만성적인 피로감을 유발해 충분히 활동해야 할 낮 시간의 컨디션까지 방해한다. 무엇보다도 정상적인 성장발육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초기 진단과 함께 반드시 근본적인 치료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비염은 기미나 눈 밑 다크서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코막힘이 심해지면 코 속 점막과 혈관이 충혈되고 이 정맥이 비쳐 눈 아래 그늘이 지는 것이다. 다크서클(Dark circle) 은 눈 아랫부분이 그늘진 것처럼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눈 밑 그늘이 생기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눈 밑 지방 흔히‘심술보’라고 불리는 눈밑 지방이 있으면 아래로 처져 그림자가 지거나, 잔주름이 져 눈밑이 거뭇거뭇해 보인다거나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눈가 정맥이 굵거나 많은 사람은 정맥이 피부에 비쳐 푸르스름한 눈 밑 그늘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피곤하면 정맥에 많은 피가 몰리면서 눈 아래가 더욱 검어진다. 눈가의 정맥은 제거해도 건강상 문제는 없기 때문에 피부과에서 레이저로 한달 간격으로 2번 정도 시술받으면 눈 밑이 깨끗해진다. 이 외에도 간이나 신장에 문제가 생겼거나 림프순환이 안될 경우, 눈 화장을 깨끗이 지우지 않은 경우, 월경 전후,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인 경우 등 눈 주위의 혈액순환이 안 되어 생기는 경우도 있고, 특히 알레르기 환자인 경우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ㆍ비염, 천식 등을 동시에 앓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보면 눈과 코를 자주 비비면서 피부 착색이 잘 일어난다. 착색된 피부엔 이온미백치료, 비타민C 제품이나 미백크림 등 꾸준한 미백관리가 필요하며 불거진 정맥에는 레이저 시술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눈밑 그늘이 다시 생기기 십상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평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피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기미나 다크서클은 성장기, 사춘기 등 이성교제와 외모에 관심이 많을 특정한 시기에 있는 청소년이나 여성들에게 자칫 인상을 어두워 보이게 만들어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어 심리적으로 위축상태에 빠지기 쉽고 교우관계, 자신감, 자아정체성 등 여러 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코 알레르기로 인해 입호흡 습관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나 아이 모두 그런 습관이 있는지조차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또 입호흡 습관이 있음을 알아도 그 위험성을 몰라 고치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입호흡은 호흡기와 피부의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뜨려서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천식, 아토피성피부염을 잘 발생시키며 비염과 축농증에 의한 코막힘은 입호흡을, 입호흡은 알레르기를 만들어 악순환을 반복한다. 비염이 단지 콧물만의 문제가 아니듯 처방 역시 단순히 코만 치료한다고 극복되지 않는다. 코 증상을 완화시키는 비염 치료와 함께 폐, 기관지, 소화기 등 부족한 체내 기능을 보강하는 치료를 해주는 게 좋다.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에 대항할 수 있도록 자가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자기 관리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여 레이저 조사나 수술해야할 경우 그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술에 임할 때는 신중을 기하고, 또 한방으로 가능한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적 치료는 체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단계적인 치료를 통해 비염으로 인해 나타나는 콧물, 코막힘 뿐 아니라 호흡기를 강화시키고 다크서클, 눈 충혈 등을 완화시켜주게 된다. 무엇보다 입호흡을 코호흡으로 바꿔주는게 급선무다. 알레르기성비염의 염증이나 부종이 빠지면 다크서클은 없어지게 마련이다. 비염이 치료된 후 1-2년 정도 걸려야 다크서클이 없어지고 눈 밑이 맑게 된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폐와 기관지를 튼튼하게 하고, 저항력을 높여 면역기능을 강화시켜주는 처방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코알레르기클리닉 강남영동한의원 경희대외래교수 한의학박사 김남선)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