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닌텐도,보쉬,인디텍스의 공통점은 뭘까. 보쉬는 독일이 자랑하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고,인디텍스는 자라(Zara) 브랜드로 유명한 스페인 의류회사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롤랜드 버거는 '의사결정자를 위한 새로운 생각'이란 보고서를 통해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연구개발(R&D)이건,마케팅이건 회사 경쟁력의 밑바탕이 되는 분야를 찾아 그 업무에 대해서는 고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본사에서 직접 관장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닌텐도=닌텐도 전략의 핵심은 잠재 고객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게임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데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창조성과 가족적 친밀함을 강조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에 승부를 걸었다.

게임기 생산은 중국 공장에서 맡지만 연구 개발은 전적으로 일본에서 담당한다. 매우 자질이 우수하지만 때론 괴팍한 취향의 디자이너,엔지니어 3000명 이상이 교토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 MIT와 파트너십도 갖고 있다. 닌텐도는 시장 조사를 하지 않는 대신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어 성공했다.

◆보쉬와 인디텍스=보쉬는 전체 매출의 4분의 3을 해외 공장에서 얻는다. 그러나 부가가치의 40%는 독일 본사에서 만들어진다. 기술개발센터뿐 아니라 선도 공장도 슈투트가르트에 있다. 선도 공장은 전세계에 퍼져 있는 생산시설의 표준화를 통한 효율화를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기술 제품은 독일 공장에서 먼저 공정 효율화를 이룬 뒤 다른 공장으로 이전한다.

인디텍스는 스페인 공장을 고집하고 있다. 제반 비용이 더 들지만 트렌드를 반영한 의류를 보다 신속하게,그리고 고품질로 만들 수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시장에 적기에 공급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은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과 때를 놓치지 않는 공급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애플=애플은 혁신적인 기술만이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선도자와 추격자를 구분하는 명백한 기준이 된다고 본다. 따라서 기술 개발과 투자는 이 회사 경영전략의 핵심이다. 캘리포니아 본사는 따라서 경쟁력의 중추인 R&D와 디자인,제품 및 브랜드 개발,마케팅 등을 모두 챙긴다. 아이팟 생산을 중국 공장에 맡긴 것은 제품 생산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팟 전용 다운로드 프로그램인 아이튠 등 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