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10일 대한상의에서 '서비스산업 선진화 토론회'를 열었다. 정부는 토론회에서 제조업 위주의 각종 세제와 법 제도를 서비스산업에 맞게 정비하고 교육과 의료 부문 규제를 대폭 풀겠다고 밝혔다.

구본진 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과거에는 제조업 기준으로 정부의 지원 정책이 이뤄졌다"며 "이를 서비스산업에 맞도록 재정비하는 내용을 다음 달 발표할 서비스업 선진화 방안에 담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구 국장이 언급한 제조업 위주의 지원은 정책 자금 대출이나 산업단지 제도 등을 의미한다.

예컨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자금 지원 제도에서 '중소기업'의 요건을 종업원 수 기준으로 해놓으면 자본금에 비해 인력이 많이 필요한 서비스업 기업에는 불리하다. 또 산업단지에 들어갈 수 있는 '공장'의 기준도 제조업을 전제로 만들어져 물류 유통 등 서비스업 기업의 입주에 장애가 된다.

구 국장은 "서비스업 기업은 유형자산이 없어 담보 가치를 평가해 대출을 결정하는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다"며 "정책자금 지원,세액 공제,감세 혜택 등에서 제조업 위주로 짜여진 제도를 서비스업 기업에 최소한 균등하도록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서비스업 선진화 민관 공동위원회(위원장 현정택 KDI 원장,허경욱 재정부 차관)가 마련한 10개 분야별 공개토론회 가운데 '총괄' 토론회에서 김주훈 KDI 연구위원이 주제 발표자로 나서 정부가 추진 중인 서비스업 선진화 계획의 '밑그림'을 간접 공개했다.

김 위원은 "제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외환위기 이후 반등한 반면 서비스업은 계속 하락해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또 제조업에 국한된 국가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서비스산업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광고 방송 디자인 등에서 소비자분석 기초연구를 활성화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시장개방을 통한 경쟁,규제 개선,세제 지원,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남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과거 정부 주도로 중화학공업을 육성했던 것처럼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개방을 통한 외국기업 유치와 경쟁을 강조했다.

차기현/김평정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