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올해 1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매출 116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투자규모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며, 매출액 목표는 1조원 더 늘어난 것이다.

LG그룹은 11일 불황을 극복하고 시장 리더가 되기 위해 미래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최근 경제 위기를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로 삼기 위해 사상 최대 매출 목표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올해 LG그룹 설비투자는 지난해 대비 8% 줄어드는 반면 연구개발(R&D) 투자가 25% 늘어 전체적으로 지난해 같은 투자규모를 유지하게 됐다.

3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R&D 투자를 부문별로 보면 △전자의 경우 4세대 단말기, 태양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등에 7조4000억원 △화학은 전기차용 배터리, 신약 개발 등에 1조7000억원 △통신∙서비스부문은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2조2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7조8000억원 규모인 시설투자는 저온폴리실리콘 LCD와 태양전지 생산라인 신규 건설과 8세대 LCD 등 기존 생산라인 확장 등에 쓰여진다.

LG전자의 태양전지 생산라인 투자와 함께 차세대 이동통신 등 기존 생산라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설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LG상사가 카자흐스탄과 오만 등 기존 유전광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러시아 사하공화국 및 중국 내몽고, 인도네시아 등 신규 유망지역에서의 유전 및 석탄광구 등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를 집중한다.

구몬부 LG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임원세미나를 통해 "불황극복과 시장리더의 해법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아무리 어려워도 LG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키워갈 수 있는 R&D 투자는 줄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상 최대 매출 목표는 글로벌 톱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LG전자는 △휴대폰에서 확고한 글로벌 3위 유지 △LCD TV 올해 50% 판매 신장 및 2010년 글로벌 2위 진입 △가정용 에어컨 글로벌 1위 유지 및 상업용 에어컨 5년내 1위 달성 등 목표를 세웠다.

LG디스플레이도 노트북용 LCD 패널의 글로벌 1위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잔상이 거의 없는 '480hz LCD 패널'과 디지털 액자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포토 TV' 등 혁신 제품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용 배터리 등 신규 성장시장 분야를 적극 공략하면서, 중국을 제외한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 국가에서의 수출 확대로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LG텔레콤은 4세대(4G) 이동통신 주파수를 확보해 2013년부터 4세대 서비스를 시작, 시장 선점을 통해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며, LG데이콤LG파워콤은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IPTV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에 주력해 올해 10%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다.

LG 고위 관계자는 "민첩한 추격자(Fast-Follower)에서 글로벌 마켓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불황기에 투자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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