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장은 여전히 깊은 겨울이지만 중고차 거래는 봄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 철저히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중고차 시세는 현재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격이 보합세라면서 웬 활기?'라고 되물을지 모르겠지만 이는 시장을 잘 몰라서하는 말이다. 중고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연식이 오래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보합권을 유지한다는 것은 거래 흐름이 괜찮다는 의미다.

최근 중고차 시세가 보합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경색과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중고차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 따른 반사효과 외에 최근 신차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데도 원인이 있다. 신차 판매가 많아야 중고차 시장에도 물량이 많아지는데 신차 판매가 줄면서 중고차도 같이 줄어든 것.또 경기불황 탓에 중고차 딜러들이 차량 매입에 소극적인 것도 매물 부족 현상을 부르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경차의 인기는 좀체 식지 않고 있다. 마티즈와 마티즈2,모닝 등은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마티즈2는 투톤 컬러팩 옵션 차량이,모닝은 가죽시트와 히팅시트가 있는 스페셜 모델의 인기가 특히 높다. 또 전체적으로 알루미늄 휠이 장착된 차가 잘 팔린다.

준중형차는 최고 인기 모델 아반떼XD를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가 된다. 500만~700만원 사이의 준중형차는 모델에 관계 없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아반떼XD는 9년된 2000년식이 5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중고차 시장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SM3는 가죽시트가 장착된 모델이 잘 팔린다. 이 모델은 여러 준중형차 중 색상이 시세에 영향을 가장 많이 준다. SM3는 신차 구입 시부터 무난한 색깔 등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중형과 대형도 판매가 늘고 있다. EF쏘나타는 400만~500만원대 차량이 인기가 많다. NF쏘나타는 가장 인기 있는 차종 중 하나지만 올해 단종되기 때문에 현재 중고차 시세는 다소 불안정한 편이다. SM5는 2003년식 가운데 주행거리가 짧은 차량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옵티마와 매그너스도 500만원 전후의 가격으로 판매가 잘 된다.

중고차 시장에서 대형차는 작년부터 금융경색과 고유가,경기침체 등의 악재로 수요가 많이 줄어 시세도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신형 에쿠스 등 새로 나오는 대형차의 가격이 이전 모델보다 비싸지면서 신차와 중고차의 가격차도 현격히 벌어지고 있다. 이는 향후 대형 중고차의 시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형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중고 대형차를 경제적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지금이다. 에쿠스는 JS330고급형 2007년식을 34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디젤의 경우 2000㏄급 차량이 인기가 많으며 1000만~1200만원 정도의 투싼과 뉴스포티지가 잘 팔린다. 조금 더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1500만~2000만원대의 신형 싼타페가 인기.뉴렉스턴과 렉스턴 등의 쌍용차는 비교적 낮은 시세를 형성하며 판매가 되고 있다. SUV는 선루프 있는 차가 '인기 만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LPG(액화석유가스) 차량의 경우 LPG 소비자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판매가 줄고 있다. NF쏘나타와 카렌스,레조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SK엔카 마케팅팀 mklim@enc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