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단연 화제다. 이 때문인지 드라마에서 주인공 구준표가 타고 등장하는 스포츠카 역시 눈길을 모았다. 이 차는 로터스 유로파S.국내가격은 8000만원대로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가 자제인 구준표가 타기엔 상대적으로 다소 저렴한 가격이다.

세계적으로 로터스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경량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브랜드다. 90년대 중반 국내 최초로 출시된 2인승 컨버터블인 기아차 엘란이 로터스에서 생산라인을 들여와 내놓은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왠지 모를 친숙함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작은 차체와 스포츠카치고는 저렴한 1억원 이하의 모델 라인업.사실 비싼 가격과 엄청난 배기량 및 토크로 무장한 국내 스포츠카 시장에서 로터스 모델은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는다. 로터스 '유로파S'의 성능 또한 2ℓ의 터보엔진에 200마력,제로백은 5초대로 스포츠카로선 그저 그런 수치들이다.

그럼에도 로터스 모델들이 인기를 가지는 이유는 단 하나다. 경량화를 통한 스포츠 드라이빙의 극대화.지구상에서 최고의 운전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로터스는 대중성을 고려한 박리다매보다 철저하게 '퓨어 스포츠카'를 목표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정해 라인업하고 생산한다.

유로파S는 2ℓ의 200마력 터보 엔진이지만 1000㎏ 미만의 로터스 초경량 차체에는 불같은 파워를 선사한다. 게다가 MR(중앙배치엔진 후륜구동) 방식과 낮은 무게중심의 차체로 진정한 스포츠카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유로파 S의 경우 타 모델인 엘리제,엑시지와는 달리 가죽 인테리어,듀얼에어백,자동에어컨 등 쾌적한 옵션이 더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퓨어 스포츠카를 넘어서 그랜드 투어러의 성격도 추구했기 때문이다.

보통 일반 세단을 타다가 고성능 세단을 처음 접하게 되면 고속 드라이빙을 즐기게게 마련이다. 이전에 느껴지던 답답한 가속 스트레스가 사라지면서 밟는 대로 나가는 고속 주행을 통해 짜릿한 스피드를 즐기며 질주 본능을 일깨우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시속 200㎞의 속도감에 익숙해지면 쭉 뻗은 도로를 달리는 고속주행만큼 심심한 것이 없다. 이후에는 구불구불한 국도나 전용 서킷을 즐기는 단계로 넘어간다. 질주보다는 차와 함께 호흡하는 핸들링과 엑셀 브레이크 등의 미묘한 페달 풋워크를 통해 코너를 공략하고,횡가속도 등의 즉각적인 물리반응을 몸으로 느끼며 즐거워한다. 자동차가 어른들의 장난감으로 승화되는 시간이다.

세련되지만 거추장스러운 양복의 느낌이 아니다. 사실 운동을 즐길 때는 타이트하고 가벼운 기능성 원단의 트레이닝 슈트가 어울린다. 명품 디자이너의 트레이닝 슈트보다는 나이키의 스포츠 트레이닝 슈트가 운동하기에 적합할 것이다. '폼보다 내실'을 따지는 스포츠 드라이버라면 로터스는 분명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차다.

수입차포털 겟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