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재단한 死刑…그 잣대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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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소설가 나카무라, 교도관과 사형수교감 그린 신작 '모든게 다 우울…' 출간
'여기까지는 사형이고 여기서부터는 사형이 아니다,라는 기준선이 애매해서 때와 경우에 따라 달라져 버린다고.억지로 어딘가에 선을 그어봤자 그 선이 절대로 옳은 것이 될 수는 없어.그런 확실하지도 않은 것을 인간의 손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라고.'
2005년 《흙 속의 아이》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일본 소설가 나카무라 후미노리(32)의 신작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이룸)는 교도관과 젊은 사형수의 교감을 소재로 삼고 있다.
교도관인 '나'는 만 18세 때 신혼부부를 살해하고 사형 선고를 받은 청년 야마이를 교도소에서 만나게 된다. 여자를 추행하려고 따라갔다가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는 야마이에게 동정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고아로 불행한 성장과정을 거친 뒤 인자한 보육원장의 보살핌으로 어엿한 사회인이 될 수 있었던 '나'는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양부모에게 학대당하면서 자신을 쓰레기나 휴지 조각으로 인식하며 비뚤어진 야마이를 이해할 수 있다.
'나' 또한 친구의 죽음 때문에 충격을 받은 후 낯선 사람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다 '불과 몇 분 전까지 그 중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하게 있었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던 야마이는 '나'와 관계를 맺으면서 변해간다. 그는 항소를 진행하며 "사람을 죽이면 이미 그때부터 그 인간이 말하는 것은 아무 설득력이 없지만,어떻게 하면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걸을 수 있었는가를 알고 난 뒤에 죽자고 생각한다"고 말하게 된다.
이들의 관계에 사형제에 대해 고민하는 다른 교도소 관계자나 교도관을 이용해 편의를 도모했던 범죄자 등이 등장하면서 생각할 여지를 여럿 남긴다.
이번 소설 출간에 맞춰 방한한 후미노리는 "사형 제도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 반대하지는 않지만 저항감도 있어 확정하기 어려운 문제로,내 머리 속에는 사형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다"면서 "이 소설은 피해자나 가해자의 입장이 아닌 예방자의 입장에서 썼다"고 말했다.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서 문학 계간지 <자음과모음>,일본에서는 월간 문예지 <스바루>에 동시 연재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2005년 《흙 속의 아이》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일본 소설가 나카무라 후미노리(32)의 신작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이룸)는 교도관과 젊은 사형수의 교감을 소재로 삼고 있다.
교도관인 '나'는 만 18세 때 신혼부부를 살해하고 사형 선고를 받은 청년 야마이를 교도소에서 만나게 된다. 여자를 추행하려고 따라갔다가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는 야마이에게 동정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고아로 불행한 성장과정을 거친 뒤 인자한 보육원장의 보살핌으로 어엿한 사회인이 될 수 있었던 '나'는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양부모에게 학대당하면서 자신을 쓰레기나 휴지 조각으로 인식하며 비뚤어진 야마이를 이해할 수 있다.
'나' 또한 친구의 죽음 때문에 충격을 받은 후 낯선 사람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다 '불과 몇 분 전까지 그 중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하게 있었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던 야마이는 '나'와 관계를 맺으면서 변해간다. 그는 항소를 진행하며 "사람을 죽이면 이미 그때부터 그 인간이 말하는 것은 아무 설득력이 없지만,어떻게 하면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걸을 수 있었는가를 알고 난 뒤에 죽자고 생각한다"고 말하게 된다.
이들의 관계에 사형제에 대해 고민하는 다른 교도소 관계자나 교도관을 이용해 편의를 도모했던 범죄자 등이 등장하면서 생각할 여지를 여럿 남긴다.
이번 소설 출간에 맞춰 방한한 후미노리는 "사형 제도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 반대하지는 않지만 저항감도 있어 확정하기 어려운 문제로,내 머리 속에는 사형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다"면서 "이 소설은 피해자나 가해자의 입장이 아닌 예방자의 입장에서 썼다"고 말했다.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서 문학 계간지 <자음과모음>,일본에서는 월간 문예지 <스바루>에 동시 연재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