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같은 해외 펀드라도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의 수익률이 강세를 보였지만 이젠 정반대의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 약세가 진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현재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는 정리하고 환헤지를 하는 쪽으로 갈아탈 것을 주문했다.
11일 펀드 · 증권 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작년 9월 설정된 '블랙록월드골드주식자H-A'의 설정 후 수익률은 -12.83%를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 달러에 대해 환헤지를 한다.
반면 똑같이 운용되고 있으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는 '블랙록월드골드주식자UH-A'의 수익률은 31.89%에 달한다. 이 기간 원 · 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서 1500원대로 오르며 보유한 주식 가치도 원화에 대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출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 본토 펀드인 '미래에셋ChinaAShare주식형자1H-A'도 설정 후 2.17% 손실을 보고 있지만 환헤지를 하지 않는 '미래에셋ChinaAShare주식형자1UH-A'는 같은 기간 6.59%의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원화 가치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더 이상 이 같은 환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팀장은 "대부분의 연구기관이 예상하는 올해 원 · 달러 환율은 1400원 정도"라며 "그동안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에 넣어 환차익을 냈다면 일단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펀드 명칭에서 UH(언헤지)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H(헤지)는 환헤지를 하는 펀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