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의 안보 동맹을 경제적으로 보완하는 또 하나의 기둥이 될 것입니다. "

한덕수 신임 주미 대사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부임했다. 그는 짐을 풀자마자 특파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부임하기 전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의 조속한) 한 · 미 FTA 비준동의 문제를 가장 많이 얘기해 줬다"면서 "어깨가 굉장히 무겁다"고 말했다. 최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가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한 · 미 FTA는 불공정해 현재 상태로는 수용할 수 없다"고 언급한 터라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한 대사는 "일부 의견이 표출된 것이지 미국의 공식 입장이 아니어서 우리가 당장 협의해야 할 상황에 와 있지는 않다"며 "패닉할(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FTA는 우리가 먼저 추진해 우여곡절을 거쳐 체결됐으나 미국이 충분히 만족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며 "미국의 공식적이고 분명한 입장이 확정되면 대화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 대사는 "(협정 체결 과정에서) 모든 사안들이 충분히 검토됐기 때문에 한 · 미 FTA 비준동의를 위해 미 의회와 정책 당국자,업계,학계 등에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미 의회를 잘 아는 조직을 활용(로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나 미국은 의사결정 구조가 단일하지 않아 다양한 방식과 채널을 통해 설득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FTA를 한 · 미 동맹 관계를 보완하는 한 기둥으로 삼아 미국이 한반도에 진정으로 참여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 대사는 이어 "양국간의 긴밀한 정책 공조가 우리 국민들을 안심시켜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부임 전 한국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 특사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간 의견 차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대사는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당사국들이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도록 선제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며,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의 1718호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점에 모두 의견을 같이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