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필립스사가 12일 LG디스플레이 보유지분 13.2%(4722만5000주)를 전량 매각했다. 이에 따라 공동 지분투자로 시작된 LG와 필립스의 10년 인연도 끝나게 됐다.

지난해 4월까지 LG디스플레이의 주식을 꾸준히 처분해온 필립스가 남은 지분 13.2%를 매각하기까지 1년 가까이 걸린 것은 LCD패널 경기악화로 LG디스플레이 주가가 급락한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필립스는 당초 잔여지분을 주가 회복 후 매각한다는 방침에 따라 1년가량 기다렸다"며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당분간 주가 반등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보유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분 매각은 글로벌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이뤄졌다. 필립스는 11일 종가인 2만7700원보다 다소 낮은 주당 2만5500~2만6000원에 주식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매각대금은 6억3000만 유로(약 1조31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필립스의 지분 매각으로 LG디스플레이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지배주주는 LG전자(37.9%) 한 곳만 남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필립스의 지분 매각은 이미 예고됐던 일"이라며 "지분 매각과 관계 없이 필립스와 공급사와 고객으로서의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필립스는 1999년 LG전자와 공동으로 LG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LCD)를 설립했다. 당시 필립스의 지분은 32.9%였다. 필립스가 LG디스플레이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사업은 경기에 민감해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