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억만장자도 자산 '반토막'
세계의 억만장자들도 금융 위기의 칼날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경기 침체와 증시 폭락으로 세계 갑부들의 재산은 반토막 났다.

11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2월말을 기준으로 발표한 '올해 세계의 억만장자'에 따르면 자산 규모 10억달러 이상인 억만장자들은 모두 793명으로 전년 의 1125명보다 30% 감소했다. 이처럼 억만장자 숫자가 줄어든 것은 2003년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억만장자 리스트에 올랐다가 올해 탈락한 사람은 373명인 반면 새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38명에 그쳐 경기 침체가 세계 최고 갑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 줬다.

억만장자들의 평균 보유 자산도 급감했다. 억만장자들의 총 자산은 2조4000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조달러 줄어들면서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평균 보유 자산은 30억달러로 23% 급감,2003년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이처럼 갑부들의 재산이 줄어든 것은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고공 행진하던 원자재와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손실을 낸 갑부는 인도의 아닐 암바니 아닐디루바이암바니그룹(ADAG) 회장으로 지난 한 해 동안 달러화 기준으로 전 재산의 76%에 해당하는 320억달러를 날렸다.

전체 순위에선 다른 억만장자보다 덜 손실을 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이 1년 만에 세계 최고 갑부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벅셔해서웨이 주가가 50% 가까이 폭락하며 250억달러의 손실을 낸 워런 버핏 회장은 지난해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한국에선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30억달러의 자산으로 억만장자 순위 205위에 올랐다. 이어 정몽구 현대 · 기아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각각 468위와 559위,701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