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공격경영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투자규모를 예년 수준 이상으로 늘리는가 하면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당초 예정보다 크게 확대하는 곳도 적지 않다. 도전적 경영을 통해 불황을 정면으로 돌파(突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주는 것이고 보면 반가운 일이다.

재계의 최근 움직임은 인재확보 및 투자확대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삼성이 올 신입사원 채용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1500명 늘어난 5500명으로 책정하는 등 대부분 기업들이 지난해 수준 이상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전경련 집계에 따르면 대졸초임 삭감계획이 발표된 이후에만도 7~8개 그룹이 2만명의 정규직과 6000명의 인턴을 뽑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도 포스코가 올해 6조원의 국내투자를 실시키로 하는 등 예상을 웃도는 양상이다. 투자와 고용확대를 독려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재계가 적극 호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엊그제 올 경영계획을 발표한 LG그룹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3조5000억원)를 전년보다 25%나 늘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태양전지,시스템 에어컨,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녹색성장을 이끌 친환경기술에서 주도권을 장악해 미래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구본무 회장이 "불황을 극복하고 시장의 리더로 발돋움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적극적으로 투자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데서도 그런 의지를 읽을 수 있다. R&D 투자야말로 바로 기업의 미래라고 볼 수 있다. 올 매출규모를 지난해 수준 이상으로 잡은 것도 그런 도전 의지가 반영된 것임은 물론이다.

사실 불황일수록 도전적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남들이 움츠러들 때 점유율을 높이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기술혁신을 이뤄야 경쟁기업들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까닭이다. 특히 지금은 세계적 기업들도 생존에 급급하거나 축소경영에 나서고 있는 게 현실이고 보면 선제적 대응의 효과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이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기업들의 도전적 자세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면서 한국경제 회복을 이끄는 견인차(牽引車)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