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은행 보통예금 계좌에 넣어두면 '바보' 소리를 듣던 때가 있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 급여계좌로 이용하는 보통예금은 금리가 0%대로 사실상 이자가 없을 뿐더러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월급통장으로 이용하면 단 하루만 맡겨도 연 5%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이 모두 옛말이 되고 있다. 올 들어 전반적인 금리 하락세 속에 CMA 수익률은 연 2%대(예탁기간 300일 이하)로 추락했다.

반면 은행들은 월급통장으로 쓸 수 있는 연 4%대 금리의 수시입출금식 예금 상품으로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고금리 외에 수수료 면제 등 각종 부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은행 월급통장의 장점이다.

국민은행의 'KB스타트 통장'은 매 3개월의 평균 잔액 중 1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최고 연 4%의 금리를 적용한다. 100만원을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0.1%의 기본이자를 지급한다.

대부분 은행 예금과 달리 적은 금액에 높은 금리가 적용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단 최고 금리를 받으려면 최근 3개월 중에 2개월 이상 공과금 자동이체 실적과 KB카드 이용 대금 결제 실적 등이 있어야 한다.

이름에 걸맞게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젊은층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가입 대상도 만 18~32세의 개인으로 제한했다.

2009년 현재 1976~1991년생이면 생일이 지났는지에 상관없이 가입이 가능하다.

지난해 1월 출시한 이후 1년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가입자가 105만명을 넘었다.

이 통장으로 휴대폰 요금 등의 자동이체를 걸어 놓거나 KB카드의 대금 결제 실적이 있으면 전자금융 및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면제한다.

또 외화 환전시 수수료를 30% 할인해주고 인터넷 전용상품인 'e-파워통장'에 가입하면 연 0.3%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준다.

SC제일은행의 '두드림 통장'도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하고 입금일로부터 31일이 지난 돈에 대해서는 연 4.1%의 금리를 적용한다. 예치기간이 30일 이하일 때의 금리는 연 0.1%다.

금리를 높게 받으려면 돈을 인출할 때 '선입선출' 방식으로 빠져 나간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월1일에 100만원을,1월2일에 50만원을 각각 입금한 뒤 1월31일에 100만원을 인출하면 31일 이상 예치한 돈이 한푼도 없기 때문에 고금리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입금할 때는 가급적 목돈을 한꺼번에 넣고 출금할 때는 최대한 늦게 소액으로 나눠서 빼는 것이 유리하다.

SC제일은행은 물론 모든 국내 은행의 자동화기기에서 출금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고 최소 가입금액 등 별도의 조건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CMA에 급여이체 고객을 많이 빼앗겼는데 올 들어 CMA 금리가 떨어지면서 계좌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아이플랜 급여통장'은 급여이체를 해두는 고객에게 최고 연 3.0%의 이자를 준다. 전월 급여이체 실적이 있는 경우를 기준으로 3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은 연 2.3%,500만원 이상~1000만원 미만 연 2.6%,1000만원 이상은 연 3.0%의 금리를 적용하는데 2개월 연속 급여이체를 하면 그 다음 달부터는 1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도 연 2.3%의 이자가 붙는다. 신규 가입 고객은 첫 1개월간 급여이체 여부와 무관하게 전자금융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면제받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