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옛 명성에 비해 최근 업적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늘 칭송받는 데 익숙했던 그린스펀 전 의장이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한 이유는 한마디로 미국의 각종 '버블'을 키운 장본인이라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린스펀의 경제 처방은 간단했다. 경제가 나빠지면 금리를 낮춰 가계나 기업이 빚을 늘리게 하고 소비와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다시 경제를 살리는 것이 그의 일관된 치료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1980년부터 사용돼 왔는데 지금까지 30년 동안 대체적으로 성공했다. 미국 국민들은 그린스펀의 의도대로 금리를 내릴 때마다 빚을 늘려 소비를 함으로써 경기를 살려냈기 때문이다.

사실 그린스펀의 후임자인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쓰고 있는 정책도 이와 전혀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미국의 경기침체가 과거보다 더 심각해졌기 때문에 정책금리를 아예 제로금리로 낮출 정도로 그 강도는 심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미국은 더 많은 부채로 경기침체를 치료하는 과정을 30년 동안이나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30년 동안 그랬던 것만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미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아무리 제로금리 정책을 낸다 해도 미국 가계는 예전처럼 빚을 늘려 소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