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장(부사장 · 57)이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공장간 물량조정 등을 통해 유연한 생산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강 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아반떼를 주로 생산하는 울산 3공장만 야근 및 특근을 하루도 쉬지 않고 있다"며 "아반떼 하이브리드 출시 이전에 3공장 물량이 2공장 등 다른 곳에서 병행 생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부사장은 다만 "현대차에선 구형 에쿠스 생산라인을 빼고는 전환배치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생산 유연성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오는 7월 아반떼 하이드리드까지 출시되면 울산 3공장이 더 바빠질텐데 노조의 반대로 공장간 물량이동이 쉽지 않을 수도 있는 점이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강 부사장은 지난 13일 열린 주총 및 이사회에서 신임 등기임원 및 대표이사가 됐다.

현대차는 중형차 수요가 급증했던 작년에도 아산공장의 쏘나타 라인 일부를 울산 1공장으로 옮기려고 시도했지만 아산공장 노조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현대차는 생산차질에 따른 손실 외에도 총 411억원의 설비공사 비용만 날렸다.

강 부사장은 노조가 주장하는 방식으로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및 완전 월급제 도입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감이 줄어드는 데도 현행 임금을 고수하겠다는 노조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