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한국 때리는 외국언론 뒤집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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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중앙대 교수·경제학>
개방수준 못 미치는 섣부른 규제
흑자내야 금융불안국 빌미안줘
개방수준 못 미치는 섣부른 규제
흑자내야 금융불안국 빌미안줘
최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와 파이낸셜타임스가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신용평가회사인 피치사가 국내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을 의심하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같이 영국계 회사들이 한국경제에 집중적인 관심과 우려를 표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럽계 은행들이 우리에게 대출한 금액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은행이 유럽계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외화부채는 총외채의 57%인 2100억달러다. 아시아 신흥시장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에 비해 유동외채가 너무 많다고 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1년 미만 단기외채는 1940억달러로 외환보유액에 육박해 채무불이행 위험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단기외채 중 외국은행지점이 차입한 금액이 720억달러이고 조선사 등 수출회사의 무역거래에 따른 선수금이 390억달러나 돼,순수하게 국내은행과 민간부문이 상환의무가 있는 금액은 830억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므로 채무불이행 위험 운운하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크다.
이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외국은행 지점이 차입한 단기자금도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한국은 외화유동성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여기다가 외국인이 아직 남아 있는 국내 보유주식까지 처분해 회수해 나가면 우리 외환보유액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회수가능한 모든 외국인 투자금액이 일시에 유출되는 것은 아주 극단적인 상황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다. 영국의 단기외채는 8조달러나 돼 외환보유액 710억달러의 100배가 넘는다. 이 비율은 독일 등 유럽의 다른 선진국도 10배 이상이고 일본과 홍콩 등 아시아국가도 우리보다 훨씬 높다.
피치사는 우리 국내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고,앞으로 42조원의 추가손실이 발생해 국내 은행의 단순자기자본비율(TCE)이 작년 말 6.4%에서 내년 말에는 4.0%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상당수 미국이나 유럽계 은행들이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 TCE비율보다 높다.
그렇다면 왜 유독 우리에게는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금융선진국이 아니라 금융불안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로만 금융허브를 외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 과다한 외환 관련 규제로 인해 우리 원화의 국제화는 선진국은 물론 다른 신흥시장국보다도 뒤처져 있다. 금융허브 육성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재산권보호다. 그러나 론스타문제로 우리는 투자자 재산권보호가 투명하지 못한 국가로 낙인이 찍혔다. 최근 금융중심지 선정과 관련해,경제적 논리와는 무관하게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복수지역으로 결정된 것도 외국금융전문가들의 신뢰를 약화시켰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금융당국자들이 뉴욕 런던으로 다니며 구체적 통계치를 들이대고 해명을 해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 의식수준과 정책역량에 비해 우리는 금융개방이 너무 진전됐기 때문에 외국 언론이 지적하는 것과 같은 위험성은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외화유동성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나 돼 외화채권 발행이자율도 매우 높다. 그러므로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채권을 다시 장기로 연장하기보다는 1년 이내의 단기채권으로 차환발행하고 있어,단기외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외환시장의 불안정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등과 맺은 통화스와프의 한도를 대폭 늘리고 경상수지 흑자폭을 조속히 확대시켜 외화공급을 늘려야 한다.
이같이 영국계 회사들이 한국경제에 집중적인 관심과 우려를 표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럽계 은행들이 우리에게 대출한 금액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은행이 유럽계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외화부채는 총외채의 57%인 2100억달러다. 아시아 신흥시장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에 비해 유동외채가 너무 많다고 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1년 미만 단기외채는 1940억달러로 외환보유액에 육박해 채무불이행 위험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단기외채 중 외국은행지점이 차입한 금액이 720억달러이고 조선사 등 수출회사의 무역거래에 따른 선수금이 390억달러나 돼,순수하게 국내은행과 민간부문이 상환의무가 있는 금액은 830억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므로 채무불이행 위험 운운하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크다.
이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외국은행 지점이 차입한 단기자금도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한국은 외화유동성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여기다가 외국인이 아직 남아 있는 국내 보유주식까지 처분해 회수해 나가면 우리 외환보유액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회수가능한 모든 외국인 투자금액이 일시에 유출되는 것은 아주 극단적인 상황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다. 영국의 단기외채는 8조달러나 돼 외환보유액 710억달러의 100배가 넘는다. 이 비율은 독일 등 유럽의 다른 선진국도 10배 이상이고 일본과 홍콩 등 아시아국가도 우리보다 훨씬 높다.
피치사는 우리 국내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고,앞으로 42조원의 추가손실이 발생해 국내 은행의 단순자기자본비율(TCE)이 작년 말 6.4%에서 내년 말에는 4.0%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상당수 미국이나 유럽계 은행들이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 TCE비율보다 높다.
그렇다면 왜 유독 우리에게는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금융선진국이 아니라 금융불안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로만 금융허브를 외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 과다한 외환 관련 규제로 인해 우리 원화의 국제화는 선진국은 물론 다른 신흥시장국보다도 뒤처져 있다. 금융허브 육성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재산권보호다. 그러나 론스타문제로 우리는 투자자 재산권보호가 투명하지 못한 국가로 낙인이 찍혔다. 최근 금융중심지 선정과 관련해,경제적 논리와는 무관하게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복수지역으로 결정된 것도 외국금융전문가들의 신뢰를 약화시켰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금융당국자들이 뉴욕 런던으로 다니며 구체적 통계치를 들이대고 해명을 해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 의식수준과 정책역량에 비해 우리는 금융개방이 너무 진전됐기 때문에 외국 언론이 지적하는 것과 같은 위험성은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외화유동성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나 돼 외화채권 발행이자율도 매우 높다. 그러므로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채권을 다시 장기로 연장하기보다는 1년 이내의 단기채권으로 차환발행하고 있어,단기외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외환시장의 불안정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등과 맺은 통화스와프의 한도를 대폭 늘리고 경상수지 흑자폭을 조속히 확대시켜 외화공급을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