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취업 불황기에는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만이 취업의 왕도는 아니다. 구직자들이 중소 · 중견기업의 근무환경이 열악하다고 알고 있지만 잘 찾아보면 알짜 중소 · 중견 기업은 도처에 많다. 물론 소규모 기업은 대기업과 견주면 급여나 복지 등에서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알짜 기업들은 급여나 복지 혜택 면에서 대기업 못지않다. 보수나 진급 또는 해외연수,성과급 등의 혜택도 대기업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취업 전문가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대기업에 다니는 것이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속 있는 중소 ·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본인의 경력 관리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입사원 초봉이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인 곳도 많다. 동화홀딩스는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약 3200만원.여기에다 상 · 하반기 성과평가에 따른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이동통신장비 업체 케이엠더블유는 신입사원 연봉이 2800만원 수준이다. 또 표면처리 전문 업체인 케이피엠테크는 초봉이 연봉 기준으로 2500만원에 이르고 매년 말 월급여액의 약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중소 · 중견기업에서는 승진도 빠른 편이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부장 등 간부급으로 승진하는 데 보통 대기업보다 4~5년 정도 빠른 15년에서 18년가량 걸린다. 케이엠더블유 관계자는 "승진과 더불어 연봉도 올라 간부급이 되면 연봉에서 대기업과 큰 차이가 없다"며 "탁월한 성과를 낸 직원의 경우 특진혜택도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알짜 중소 · 중견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혜택도 대기업 못지 않다. 알짜 중소 · 중견기업들은 주택자금대출을 비롯 기숙사, 종합건강검진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진그룹은 직원들이 자녀가 있는 경우 고등학교까지의 학자금 지원은 물론 건강진단,콘도 이용,각종 교육강좌,해외 연수 등의 혜택을 준다. 케이피엠테크는 직원이 대학원에 진학하면 학비 전액을 지원한다.

셋톱박스 생산업체인 휴맥스 직원들은 회사가 개최하는 문화예술 행사를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고 사내 피트니스센터를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회사는 업무 진로 등을 상담하는 카운슬링 카페도 상시 운영한다. 냉 · 난방기 생산업체인 귀뚜라미그룹는 전 직원에게 2년에 한 번씩 제주도 여행 왕복항공권과 숙박권,여행경비 등을 지원하고 매달 전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7만원 상당의 다이어트 푸드 전문점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LED 조명 업체인 화우테크놀러지는 색다른 방식으로 직원들의 건강을 챙긴다. 영업직원의 경우 본인 실적의 2%를 성과급으로 주지만 흡연자에게는 성과급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금연을 유도하고 있다. 지문인식 전문 기업인 슈프리마는 장기 근속 직원 양성에 초점을 맞춘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슈프리마 관계자는 "입사 후 1년이 지나면 황금열쇠 지급과 함께 '돌 잔치'를 열어주고 근속 후 5년이 지나면 해외 여행 휴가 및 여행비로 50만원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장비업체 에버다임은 장기근속사원에게 금상패를 주고 가족의료비 지원,사원기숙사 제공 등 다양한 후생복리를 통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