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미국발 훈풍과 '3월 위기설' 해소 분위기 등으로 박스권 상단인 1200선 돌파 시도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프로그램 매수세를 촉발시키는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증권사 창구 직원들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장 분위기가 호전돼 적어도 급락세로 돌아설 우려는 크게 줄어 마음이 편해졌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한다.

다만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하면 기관 매수세가 여전히 부진하고 1200선 이상에서는 증시를 이끌 만한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려워 추가 상승폭에 대해선 눈높이를 너무 높게 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시 저점 통과 분석에 무게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13일까지 사흘간 1100대를 굳게 지켰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미 다우지수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지속,이 기간에 10.33% 뛴 데 고무돼 이번 주 1200선 공략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발 훈풍에 코스피 박스권 돌파 시도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미 증시가 일시적으로 조정받을 수는 있겠지만 급락세에서 벗어난 양상이 완연해진 데다 국내 금융시장을 짓눌러온 '3월 위기설'이 시들해지고 있어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판단이 힘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상단인 1200선 돌파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말부터 본격화되는 1분기 사전 실적 발표(프리어닝)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부실상각 규모나 이익률이 개선되는 신호가 감지되면 '최악의 국면'이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중앙은행이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 정책을 통해 신용 불안 완화 추세를 재확인시킬 것이란 기대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 현 · 선물 매수세 지속 기대

10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선물 매수세가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탤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이 선물을 사들여 현 · 선물 간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개선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연일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누적 매도분이 2만계약 정도 남아 있지만 미 증시 상승 등으로 외국인이 계속해서 이를 청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신규 선물 매수세가 가세하면 주가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현물(주식)에서도 지난주 대량 순매수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3805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며 "증시 분위기 호전으로 매수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아직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프로그램 매수분을 빼면 기관이 여전히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지 않고 있다는 점이 신중론의 근거다. 이 연구원은 "신규 펀드 자금 유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1200선에 다가설수록 펀드 환매 규모가 커질 수 있어 기관은 매수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기관들은 주식을 사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외국인 선물 매수세가 일단락돼 프로그램 매수세마저 사라지면 일시적으로 '매수 공백'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 · 달러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크고 수입 규모도 많은 만큼 요즘같이 환율이 급변동하면 기업들의 실적이 들쭉날쭉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