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루이비통 구찌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 매장의 매출은 매년 3월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왜 그럴까? 베이징 내 명품 매장 점원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흥미로운 해석을 내놓았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이 15일 보도했다.

매년 3월 베이징에는 중국 최고 국정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와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고위급 지도자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란 것이다. 정협과 전인대는 한 해의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이지만 값비싼 선물로 상위 간부들의 비위를 맞추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IHT는 전했다. 이달 초 전인대가 열린 지난 2주간에도 구찌 핸드백과 에르메스 스카프，몽블랑 펜，3만달러짜리 스위스 시계 등 명품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고위 관리가 고가의 선물을 받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명품을 살 때 은밀하게 행동한다. 때문에 공산당 고위 간부 및 관계자들은 명품 매장 내에서 '닥터 노''미스 케이(K)' 등의 암호로 통한다.

아시아 명품 전문가인 라다 차다는 "중국의 명품 매장에는 두 명의 남성이 함께 쇼핑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 명은 물건을 사고,다른 한 명은 계산한다"고 말했다. 고위 간부가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고,뇌물을 바치려는 사람은 그 값을 치른다는 것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