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주요 중앙언론사들이 2008년 채용한 기자(117명)와 PD(34명) 규모다. 이렇게 좁은 문을 통과하길 희망하는 사람은 해마다 수천명에 달한다. 지난해 6명을 뽑았던 모 신문사 수습기자 공채의 경우 19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들어 300 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률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뽑는 인원이 워낙 적어 합격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언론고시'라는 별칭이 붙었다.

경기침체는 올해 언론사 채용규모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 및 판매 부진으로 가뜩이나 적은 채용규모를 줄여 취업의 문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 중앙일간지 11개사,방송 5개사,통신 1개사 등의 인사담당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3개사가 '신규 채용 없음'이라 답했다. 연합뉴스는 '인원동결이 원칙이라 신규채용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채용인원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언론사들도 상당수에 달했다. 지난해 공채를 실시하지 않은 세계일보는 "올해 신규 채용 가능성 높다"고 응답했다.

언론사 공채는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서류전형,논술 · 작문 및 상식 필기시험,취재와 기사 쓰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실무능력 평가,면접 등의 과정을 거친다. 경우에 따라 합숙면접,영어 구사 능력 측정,KBS한국어능력시험,한국경제TESAT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학점 · 어학 성적 등 '스펙'이 입사에 끼치는 영향은 다른 업종에 비해 작은 편이다. 연령제한도 없어 30대 초중반의 합격자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언론사 '입성'에 성공한 이들은 한결같이 "꾸준히 독서와 다양한 체험을 통해 내공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고 충고한다. 올해 공중파 PD로 입사한 L씨는 "인문학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L씨는 "미학 등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잡지를 보더라도 인문학적 내용이 엿보인다 싶으면 바로 메모하고 아예 외우려고까지 했다"며 "이런 노력이 실무평가까지 두고두고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언론사 준비생들은 3~6명으로 구성된 '스터디그룹'을 조직해 공부한다. 각자 쓴 글을 평해줄 사람이 필요하고 신문스크랩 등 공동작업이 유리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스터디 그룹은 알음알음으로 구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언론고시 카페(다음카페 아랑 http;//cafe.daum.net/forjournalists) 등을 통해 꾸려지기도 한다. 언론재단 산하 한국언론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예비언론인교육' 과정이나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소의 '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등 집중적인 교육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주로 여름 방학기간에 운영되는 언론사 인턴십 프로그램은 취재 및 기사작성 능력을 현직 언론인들에게 훈련받을 수 있어 지원자가 계속 늘고 있다. 한 중앙일간지의 경우 최종 합격자 5명 중 3명이 언론사 인턴경험이 있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