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럽지 않은 연봉 수준,공무원 못지 않은 안정성….

일부 공기업이 방만한 경영행태로 지탄받고 있지만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다. 공기업이 유망 직장으로 각광받으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입사지원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공기업 고시'라는 말이 취업시장에 돌 정도로 입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전기공사가 올해 정부 산하 공기업 중 처음으로 실시한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는 72명 모집에 1만502명이 지원,평균 14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경기침체 영향으로 채용계획을 확정한 공기업은 많지 않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인력 조정이 필요한 곳도 적지 않다. 공기업 전체의 신규 채용여력이 적어 취업준비생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준비하는 자에겐 길이 열리게 마련이다.

공기업 채용에서는 나이 성별 학력 등에 대한 차별이 거의 없다. 이 같은 '열린 채용'은 2004년부터 본격화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학력 나이 제한은 헌법상 평등권 침해라며 폐지를 권고한 것이 영향을 줬다. 현재 대부분 공기업이 '열린 채용' 방식을 통해 나이와 학력을 묻지 않고 있다. 고령자라고 해도 다른 신입사원들과 같은 조건의 대우를 받고 승진 등에서도 차별이 없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공기업 입사에서는 필기 · 면접시험의 강도가 높다. 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영어,상식,전공,논술 등 과목이 필기시험에 주로 들어간다. 과거 기출문제를 통해 경향을 파악해 두면 좋다. 기출문제 등 방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온라인 카페에 가입하는 것도 공기업 입사를 위한 지름길로 꼽힌다.

공기업 입사준비 카페들은 모든 공기업의 채용 공고와 전형 절차 등을 한눈에 보여준다. 이용을 원하면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된다. 공기업별 시험 유형과 특징은 물론 면접 방식 연도별 기출 문제 교재 소개 등도 회원들 간 정보 공유를 통해 공개된다. 무엇보다 목표가 같은 사람들과 지식과 시험 정보를 교환하는 스터디 그룹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시판이 따로 마련돼 있어 '발품'을 팔며 스터디 구성원을 찾아다니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최근 달라진 공기업 면접 경향은 외부 면접관을 투입하는 등 3차 면접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토론면접의 중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면접관들은 토론면접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살펴보는데,상대방의 말을 경청한 뒤 논리적으로 말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체크한다. 면접은 평소 연습해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 기업면접에 직접 참여하면서 감각을 쌓아갈 필요가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