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장자연의 유서로 보이는 문건과 관련,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유족이 원본 작성자와 유출 루트 등 본격적인 수사를 의뢰해 보다 활기를 띨 전망이다.

16일 경기도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어제(15일) 16시부터 22시까지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자택에서 진술이 진행됐다”면서 “진술에 따르면 유족들은 전 매니저 유모씨를 만나 함께 원본을 소각했다고 말했다”고 유족들 조사와 관련한 내용을 전했다.


◆ “원본 소각? 복사본일 가능성 배제 못해”

경찰은 “12일 18시경 유족들은 봉은사에서 유씨를 만나 함께 원본을 소각시켰다고 말했다”면서 “원본이 아닌 것 같았지만 유씨가 가져가려 해서 받아 그 자리에서 소각했다고 전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유족들이 함께 소각했다는 문서가 KBS에서 보도한 문서와 내용은 비슷하지만 일부 다른 형식의 문서가 있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면서 "함께 봉은사에서 타다남은 문서를 발견해 인주 성분 등을 확인키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할 예정이다”면서 원본과 다른 사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경찰은 “유족은 어떻게 문서가 작성됐는지 어떠한 루트로 유출됐는지를 수사의뢰했다”면서 “유족이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고인의 명예로, 우리는 문서를 누가 작성했는지와 문서를 누가 유출 시켰는지, 문서 내용 진위여부 등 실체를 반드시 규명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 “다이어리 등 확인 결과 자살 관련 내용 없어…휴대폰 녹음 분석 중”

한편, 경찰은 고인의 집에서 압수한 물품에 대한 분석 결과에 대해 “고인의 집에서 압수한 다이어리 등을 확인했지만 자살, 폭행 등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컴퓨터 12대 등 분석한 결과에서도 특별한 자료를 찾지 못했다”라고 결론 지었다.

이어 “통화 내역과 이메일 등을 조사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 받았다. 핸드폰에 저장된 녹음 등은 분석 중에 있다”면서 “보안상 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폭행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혀 통화 내역과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KBS가 같은 문서를 보도했는지, 또한 노컷뉴스와 SBS 등을 상대로 보도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요구할 예정이다”면서 “유족이 공개 루트를 알고 싶어하고 있는 만큼 특히 국민의 알권리로 보도한 만큼 협조해 달라”라고 본격적인 수사의 뜻을 전했다.


◆ 문서 필적 분석 중…문서에 적힌 관계자는 수사 후 검토

고 장자연의 자살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공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그 문서 필적이 과연 장자연 본인인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은 “오늘 압수물을 계속 분석할 예정이며, 특히 필적이 동일한지 필적 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한 상태다”라고 ‘직접 작성’과 관련한 수사 진행 상황을 전했다.

또한 유족이 유씨와 함께 태웠다는 16장 정도 분량의 문건이 원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그 원본 소지 또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경찰은 “유족이 원본으로 알고 태웠다고 했으나 원본인지 사본인지 모른다는 입장을 전했다”면서 “필적이 꼭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슷하다고 했다. 그러나 원본이 따로 있을 수는 있다”라고 밝혀 또 다른 의문을 낳고 있다.

또한 핸드폰과 관련해서도 “자살 내용과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갈등 관계가 있었다는 내용을 증명할 수 있다고 본다. 더 이상은 말할 수 없다”라고 전해 핸드폰에 과연 어떠한 내용이 담겨 있는지에 대한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다.

한편, 문건에 담겨있다는 '관계자들'과 관련, 경찰은 “이번 수사는 자살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유족이 원하는 문서 작성은 누가 했는가, 원본은 어디에 있는가, 유출 경로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라면서 “소속사 김모씨도 현재 연락도 안되는 상황이고, 관계자 조사는 이번 조사 후에나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