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오바마가 '한국학교' 칭찬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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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부산교대 교수·교육학>
교육열 낮은 미국현실 우회질타
'공교육 정상화' 자극되었으면
교육열 낮은 미국현실 우회질타
'공교육 정상화' 자극되었으면
최근 보도에 의하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교육을 독려하는 취지에서 '한국 학교를 배우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0일 워싱턴DC 히스패닉계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한국 아이들이 교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공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미국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한국 어린이들보다 1년에 1개월이 적다"면서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공부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의 이러한 언급은 우리의 '교육열'에서 뭔가를 배우라는 것이다. 정작 그가 주문한 것은 미국 학부모나 교사가 교육에 더 깊은 열정을 가져 달라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한국인의 근면성과 교육열을 높이 평가한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한 자기네 교육상황에 비추어 미국 대통령이 과연 한국교육을 찬양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더구나 일각에서 '평준화'로 상징되는 그동안의 교육을 미국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듯이 호도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무엇보다도 그의 발언에는 우리가 자만하지 말고 새겨들어야 할 점이 있다. 당장 같은 날 그는 우수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그가 노조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의 지지 세력인 교원노조의 적지 않은 반발을 예상하고,아니 감수하면서 학업성취를 올린 교사들에게 차등 대우할 것을 강조한 사실을 지나쳐선 안 된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그의 말이 지니는 진의를 온전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첫째, (양적인 면에서) 개미처럼 근면하게 가르치고 교육열이 매우 높은 우리 교육현실을 왜 강조했는가 하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한 점은 교육개혁을 아무리 잘 한다 하더라도 학생들이 교육에 대한 참여의식이 결여되면 아무런 성과를 거둘 수 없으므로,아이들이 제때 학교에 등교해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뒤떨어지지 않게 보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한국 교육은 탈락률이 매우 낮으니까 탈락률이 높은 미국 교육현실을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서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견주어 보라고 권고한 것이다.
둘째, 오바마의 언급을 놓고 우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이 전무한 현실,평준화로 인한 경직된 교육 프로그램과 사학의 종속성,교원평가를 못해 책무성 제고가 불가능한 상황,공 · 사립학교를 막론하고 많은 부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국가개입이라는 현실을 그가 높이 평가한 것은 분명 아니다. 오히려 그가 언급한 행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한국 교육의 수준이 그나마 유지되는 점은 국가가 관리하는 공교육 시스템이 잘 되어서가 아니라 한국의 교육열이 높기 때문이며,따라서 그가 한국교육을 통해 은연중에 강조하고자 한 것은 국가지원에만 의존하지 말고,학부모들의 관심을 높여 공교육의 책무성을 제고시켜 달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교육열'이 마냥 높다는 것은 만족스러운 현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 점에서 오바마의 지적은 한국 교육을 깊이 반성하는 두 가지 전향적 계기를 마련해 준다. '교육열'이 높다고 해서 좋은 교육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므로 높은 '교육열'을 유지하되,그 한계를 인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그릇된 평준화와 국가독점 체제라는 우리 교육의 폐습을 떨쳐버리는 일과,선택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교사와 학교의 책무성을 제고하는 시스템을 적극 수용하는 일이다.
특히 그는 "미국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한국 어린이들보다 1년에 1개월이 적다"면서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공부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의 이러한 언급은 우리의 '교육열'에서 뭔가를 배우라는 것이다. 정작 그가 주문한 것은 미국 학부모나 교사가 교육에 더 깊은 열정을 가져 달라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한국인의 근면성과 교육열을 높이 평가한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한 자기네 교육상황에 비추어 미국 대통령이 과연 한국교육을 찬양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더구나 일각에서 '평준화'로 상징되는 그동안의 교육을 미국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듯이 호도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무엇보다도 그의 발언에는 우리가 자만하지 말고 새겨들어야 할 점이 있다. 당장 같은 날 그는 우수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그가 노조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의 지지 세력인 교원노조의 적지 않은 반발을 예상하고,아니 감수하면서 학업성취를 올린 교사들에게 차등 대우할 것을 강조한 사실을 지나쳐선 안 된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그의 말이 지니는 진의를 온전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첫째, (양적인 면에서) 개미처럼 근면하게 가르치고 교육열이 매우 높은 우리 교육현실을 왜 강조했는가 하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한 점은 교육개혁을 아무리 잘 한다 하더라도 학생들이 교육에 대한 참여의식이 결여되면 아무런 성과를 거둘 수 없으므로,아이들이 제때 학교에 등교해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뒤떨어지지 않게 보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한국 교육은 탈락률이 매우 낮으니까 탈락률이 높은 미국 교육현실을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서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견주어 보라고 권고한 것이다.
둘째, 오바마의 언급을 놓고 우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이 전무한 현실,평준화로 인한 경직된 교육 프로그램과 사학의 종속성,교원평가를 못해 책무성 제고가 불가능한 상황,공 · 사립학교를 막론하고 많은 부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국가개입이라는 현실을 그가 높이 평가한 것은 분명 아니다. 오히려 그가 언급한 행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한국 교육의 수준이 그나마 유지되는 점은 국가가 관리하는 공교육 시스템이 잘 되어서가 아니라 한국의 교육열이 높기 때문이며,따라서 그가 한국교육을 통해 은연중에 강조하고자 한 것은 국가지원에만 의존하지 말고,학부모들의 관심을 높여 공교육의 책무성을 제고시켜 달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교육열'이 마냥 높다는 것은 만족스러운 현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 점에서 오바마의 지적은 한국 교육을 깊이 반성하는 두 가지 전향적 계기를 마련해 준다. '교육열'이 높다고 해서 좋은 교육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므로 높은 '교육열'을 유지하되,그 한계를 인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그릇된 평준화와 국가독점 체제라는 우리 교육의 폐습을 떨쳐버리는 일과,선택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교사와 학교의 책무성을 제고하는 시스템을 적극 수용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