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는 못말리는 낙천가이자 지출광.'

경제학 교과서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 미 하버드대 교수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날렸다. 맨큐 교수는 15일자 뉴욕타임스(NYT) 사설을 통해 미국의 '2009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본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전망이 '장밋빛'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내년부터 향후 4년간 미국의 평균 성장률을 4%로 잡고 2013년에는 실업률이 5.2%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모두가 그만큼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정부 전망이 맞길 바라지만 굳이 돈을 걸라면 장밋빛 전망엔 베팅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맨큐는 또 "오바마 행정부는 돈쓰기를 좋아한다"며 재정지출 규모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미 정부의 올해 지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7.7%, 2010년에는 GDP의 24.1%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는 "침체기에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2013년 이후에도 정부 지출 규모가 여전히 GDP의 22.2%에 달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전쟁을 수행할 때도 정부 지출은 GDP의 20.4%를 넘지 않았다며 과도한 재정적자에 따른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맨큐는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맡은 경력을 갖고 있다.

감세를 통한 부양책을 지지하는 맨큐는 최근 "재정지출을 과감하게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뜨거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NYT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보수 진영에선 '사회주의자'로,진보주의자들 사이에선 '타협주의자'로,측근들로부터는 '실용주의자'로 평가받는다"며 경제 및 안보 등 다양한 핵심 분야에서 서로 다른 정치철학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 쪽에서는 의료보험 개혁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세금 인상 등 부의 재분배를 강조하며 진보적 성향을 나타낸 반면 아프가니스탄 병력 증파와 이라크 철군 등 국가 안보 정책은 중도노선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오바마주의(obamaism)'는 여러 가지 철학의 혼합물"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념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키기도 하고 분노하게도 만든다"고 전했다.

유병연/이미아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