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7일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입규모가 크고 외화부채 많은 음식료업체에게 단비와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며 환율 하락이 지속된다면 CJ제일제당, 대상, 농심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009년에 음식료업체의 이익과 주가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원가의 변동"이라며 "원가는 국제원재료가 격과 환율에 의해 결정되는데, 국제원재료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결국 환율의 변동이 원가와 이익, 주가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매출원가율이 76~78%로 높은 배합사료, 전분당, 제당, 제분, 유지 등 곡물가공업계는 환율이 1% 하락하면, 원재료비가 0.4~0.7% 정도 하락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 환율 하락은 원재료가격 하락뿐 아니라 외환관련이익을 가져온다. 음식료업체는 곡물을 수입하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외화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2009년 1월 이후 음식료업종의 주가는 14.8% 하락, 코스피지수 0.1% 상승보다 크게 부진했다. 이는 환율 급등에 의한 원가 상승 및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불안감에서 찾을 수 있다. 2009년 상반기까지 환율의 급등락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환경 변수에 대한 적응 정도에 따라 음식료업체의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CJ제일제당에 대해 환율 노출도가 커 환율 하락의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설탕 가격 인상 실패로 가격 전가력에 대하여 시장의 의심을 받았으나 환율이 고점 대비 100원 이상 하락하면서 그 영향이 상쇄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2008년 기준 연간곡물(원맥, 원당, 대두, 옥수수 등 기초소재) 수입규모는 10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또한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 상승은 외환관련비용(외환비용-외환수익)을 발생시킨다. 환율에 직접 노출되어 있는 외화부채(헷지가 안된 외화단기차입금)는 약 4억5000만 달러 정도이다.

대상에게도 환율 하락이 단비와 같은 반가운 뉴스라고 대우증권은 진단했다. 대상의 2009년은 전분당의 수익성 회복이 주가의 최대 관건이다. 환율이 1400원대에서 유지되면 5월 이후 옥수수의 실제 투입원가가 하락할 전망이다.

농심, 하이트맥주, 롯데칠성도 CJ제일제당 및 대상과 같은 이유로 환율 하락이 순이익의 증가를 가져온다. 오리온은 단기적으로 보면 수출과 수입 규모가 비슷하고 외화부채도 헷지되어 있어 환율 등락에 큰 영향이 없다. 하지만 환율 하락은 장기적으로 국내에서 조달하는 2차 원재료의 하락을 가져올 수 있어 결국 환율 하락이 유리하다.

반면 KT&G는 담배 수출이 원재료 수입보다 많고 외화자산이 외화부채보다 큰 사업구조이기에 환율 하락에는 불리하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