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국들이 농업을 살리기위해 대규모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뉴질랜드 순방시 농업 개혁을 강조한 이후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어업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는 등 국내에서도 농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최근 농업 관련주들이 관련시장 확대와 정부 지원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천적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기업인 세실은 올들어 65% 가량 급등했다. 기관도 올들어 32만4235주 순매수했다.

세실은 기존 사업부문인 생물학적 방제부문의 면적 확대로 실적 호조세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부문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봉원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세실의 성장성은 생물학적 방제 농가 확대 여부와 이에 대한 정부지원 여부였으며 정책적 지원은 2017년 까지 누적 5만ha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2009년까지 누적 지원면적이 약 6900ha에 그쳐, 향후에도 추가적인 지원면적이 4만3000ha에 이르고 있어 중기적으로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이 같은 양적 성장과 더불어 세실의 질적 성장 여지는 친환경 농산물 유통시장으로 진출 여부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세실은 친환경 농가에 대한 '세이프 슈어(SafeSure) 인증(자체 인증사업)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 유통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봉 애널리스트는 "천적 생산이 정부 지원 여부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사업 진출은 세실 사업 구조의 의미있는 변화라 할 수 있다"며 "2008년 중 농협을 통한 자금 조달 등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문"이라고 진단했다. 세실은 지난해 농협측 사모투자회사로부터 15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과일포장재인 '팬캡'을 생산하는 오비트와 합병을 앞두고 있는 자이엘정보도 이달들어 35% 가량 급등했다.

김평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비트는 팬 캡 제조의 세계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완전 독점 기업"이라며 "농민의 팬캡 채택 증가에 따라 매년 놀라운 매출 성장을 나타내고 있고 45%를 웃도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이엘정보는 팬캡 이외에도 다양한 아이템의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완전 흡수 합병까지 자이엘정보와 오비트의 실적이 공유된다"며 "이로 인해 2009년 자이엘정보의 매출액은 525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이 전망된다"고 했다. 오비트의 순이익에 대한 지분법평가 이익의 인식과 영업권 상각으로 인해 순이익은 57억원을 기대했다.

이외에 종자 전문업체인 농우바이오와 유니농 비료기업 효성오앤비 등도 이달들어 11%와 21% 가량 올랐다.

세계 농식품시장 규모가 4조 달러로 자동차 시장(1조6000억 달러)과 IT산업(2조8000억 달러)보다 큰 가운데 정부가 농업 개혁을 준비하고 있어,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가 호기를 맞고 있다.

강수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천적, 종자 개발, 유기농 비료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통해 농업을 단순 1차 산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게 정부와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강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정부 정책 수혜주, 즉 녹색 성장 관련주가 한 차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면 이제는 1차 산업 중에서도 친환경 농업 관련주로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농림수산식품부가 전체 농림 예산 15조 가운데 9조6000억원을 상반기에 집행하기로 결정함으로 써 지금이 좋은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