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선진국 유통업계에 PB(자체 상표) 상품이 '불황 돌파구'로 뜨고 있다. 일반 브랜드(NB)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10~40% 싼 PB 제품을 찾는 알뜰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미국 월마트가 1993년 도입한 PB인 '그레이트 밸류'의 식품 상품군을 대폭 확대,이달 말까지 미 전역의 매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월마트가 새로 선보이는 상품은 냉동피자 유기농계란 등 80여 가지에 달하며,초콜릿칩 세제 등 기존 PB 제품도 내용물이나 포장을 업그레이드해 내놓을 계획이다.

월마트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불황을 타고 급팽창하는 PB시장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미국 소매업계의 PB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829억달러(약 120조원)에 달했다.

월마트의 전체 식품 매출에서 '그레이트 밸류'의 비중은 16%로,경쟁사인 미국 최대 식품유통업체 크로거(27%)에 비해 뒤처져 있다.

씨티그룹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인 드보라 웨인스위그는 "향후 3년 안에 월마트에서 '그레이트밸류'의 매출 비중이 40%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에서도 PB 제품이 침체된 유통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 이온은 2년 내 PB 비중을 전체 매출의 20% 가까이 끌어올리고,세븐&아이홀딩스는 1년 내 PB 품목을 현재의 두 배인 130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일본 PB시장은 향후 2년 내 2조엔(약 3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망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