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갑양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와 문상흡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팀은 도마뱀붙이(gecko) 발바닥의 미세섬모 구조를 모사한 신개념의 나노 접착패치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도마뱀붙이는 발바닥에 수백만개의 경사진 미세섬모가 있고 미세섬모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으로 강력한 접착력이 생겨 맨발로도 유리벽이나 천장 등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도마뱀붙이의 발바닥 섬모를 모방해 강력한 접착 표면을 만들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마이크로 크기의 섬모 끝에 나노 사이즈의 섬모를 다시 형성해야 하는 등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팀은 외부 전기장의 영향을 차단할 수 있는 패러데이 상자를 이용해 새로운 경사식각 기술과 나노 계층구조 형성 기술을 개발,도마뱀붙이의 발바닥 섬모를 완벽하게 모사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인공 나노 섬모 접착패치는 단위면적(1㎠)당 접착 능력이 2㎏ 이상으로 도마뱀붙이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교수는 "이 접착패치는 특정 방향에서만 강력한 접착력을 발휘해 다른 방향에서 힘을 가하면 쉽게 떼어낼 수 있으며 분자 간 인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접착 표면이 전혀 오염되지 않는다"며 "정밀전자산업에서 의료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