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이 다소나마 완화되면서 국내 기업과 은행들의 해외채권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과 은행의 외화조달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이번 주 중 글로벌 외화채권을 발행하고 나면 이르면 다음 주께 하나은행,3월 말께는 기업은행이 외화표시채권 발행에 나선다. 포스코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런던과 뉴욕에서 투자설명회(로드쇼)를 진행하며 이르면 19일께 발행을 완료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5년 만기 외화채권의 규모를 5억~7억달러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며 금리는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에 6%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의 이번 글로벌 채권 발행은 올 들어 아시아 기업으론 처음이다.

하나은행은 이르면 다음 주께 정부 보증을 바탕으로 3억달러 이상의 해외채권을 발행한다. 정부 보증을 받기 때문에 채권의 만기는 1~3년이 될 전망이다. 가산금리와 관련,금융계는 정부 보증채여서 5%포인트대나 그 이하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달 말께 정부 보증 없이 5년 만기 외화채권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투자자들과 발행조건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으며 규모는 5억달러 이상,가산금리는 6%포인트 이하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이르면 다음 달께 외화채권을 발행한다는 계획 아래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5~6월께는 수출입은행이 30억달러의 대규모 외화채권 발행을 예정하고 있다.

최성환 수은 국제금융부장은 "미국에선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AAA급 채권에 대한 수요도 없었지만 이제 A급 채권도 소화가 되기 시작했다"며 "유통시장에서 금리도 떨어지고 있어 외화 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 1월 수은이 발행한 달러표시채권은 발행 때 가산금리는 6.25%포인트였지만 최근 유통시장에선 5.30%포인트 수준으로 1%포인트가량 하락했다. 5년 만기 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스프레드 역시 지난 16일 3.82%포인트로 0.33%포인트 떨어져 한 달 만에 3%대로 낮아졌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