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중국이 오는 2011년 개통 예정인 베이징-상하이 구간의 초고속 열차를 지금까지와는 달리 국제입찰에 부치지 않고 중국산 기차를 쓰기로 결정했다.특히 제조부품을 모두 중국산으로 사용키로 하는 등 자국상품 우선 사용의 의도를 나타내 보호주의 논란이 예상된다.

관영 신화통신 등은 17일 중국 국가철도부가 고속철도업체인 베이처집단과 392억위안(약 57억달러) 규모의 초고속열차 100량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열차 주행속도는 최고 시속 350㎞다.현재 중국의 고속열차는 대부분 시속 200㎞이며,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작년에 개통한 베이징-텐진간 고속열차만 최고 시속이 350㎞다.

국가철도국은 베이처집단과의 계약서에 초고속 열차 제조에 필요한 약 10만개의 부품은 모두 중국산을 쓴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국가철도부측은 “시속 350㎞ 초고속 열차 핵심기술은 이미 외국업체들로부터 이전받아 차량 제조에 큰 문제가 없다”며 “지적재산권에 관한 문제도 검토가 끝났다”고 말했다.장수광 국가철도부 운수국장은 “초고속 열차의 국내 제작은 철강 전기 화학 등 연관산업에 큰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국가철도부는 앞으로 초고속 열차 구매를 늘려 오는 2013년까지 최대 5000억위안(약 735억달러) 어치를 사들일 예정이다.신화통신은 총연장 1318㎞의 베이징-상하이 구간에 시속 350㎞의 초고속 열차가 달리면 두 도시를 연결하는데 5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외국 기업들의 입찰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어서 보호주의 논란이 예상된다.지난해 개통된 베이징-텐진간 시속 350㎞ 초고속 열차는 최초 3량을 독일 지멘스에서 공급받은뒤 나머지 57량은 베이처집단의 자회사인 탕산철도가 만들었다.당시 프랑스 알카 텔등은 해외 업체의 입찰가능 규모가 적다고 비판했었다.이번 베이징-상하이간 초고속 열차는 외국기업 입찰 자체가 불가능해 당시보다 큰 반발이 예상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