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스무살의 인터넷 세상을 검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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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89년 3월13일.스위스 제네바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근무하던 연구원들이 월드와이드웹(WWW)을 만든 날이다. 이는 세계 도처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컴퓨터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의 탄생을 의미했다. 영국 출신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천재였던 버너스-리는 동료 연구원이었던 로베르 켈리오와 함께 웹의 주소와 링크를 구성하는 데 필수적인 하이퍼텍스트 언어를 만들었고 1990년 10월에는 지금의 웹 브라우저와 비슷한 최초의 월드와이드웹이 탄생했다. 초창기 월드와이드웹은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논의하기 위한 공간이었지만 1993년 CERN이 웹 특허 로열티를 포기하면서 세계를 하나로 묶는 정보의 보고(寶庫)로 거듭나게 됐다.
미국 MIT대의 버너스-리 박사는 "당시에는 26대에 불과했던 웹 서버 수가 지금은 2의 10~11승으로 급증했다"며 "이는 인간 뇌의 뉴런(신경 단위)만큼 많은 수치"라고 회고했다. 지금은 누구나 쉽게 정보를 찾고 지구 반대편 사람과도 이를 공유할 수 있게 됐지만 20년 전만 해도 지금의 인터넷은 존재하지 않았다. 월드와이드웹 탄생 20주년을 맞아 정보의 보고인 검색 기술의 A to Z를 살펴봤다.
◆검색은 세상을 보는 창
검색의 시작은 알타비스타,라이코스 등 미국 포털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원하는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단순한 정보 제공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서울에서 경주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컴퓨터 사인펜이 어떻게 컴퓨터에서 읽히나요?' '제 피검사 결과가 괜찮은 건지 봐 주세요' 등 생활과 밀접하고 복잡한 정보를 알려주는 '정보 공유 플랫폼'의 개념으로 발전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주말에 영화를 보려면 직접 발품을 팔아 극장에 가 영화표를 사야 했다. 관객이 몰리는 히트작을 보려면 몇 시간을 기다리기 일쑤였다. 영화 정보도 신문이나 구전으로 접하는 게 고작이었다.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 등 PC통신을 이용하던 소수의 사람들끼리는 영화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네이버 네이트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에 가면 영화 정보가 널려 있다. 검색으로 세세한 영화 정보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즉석에서 극장 좌석까지 지정해 영화표를 예매할 수 있다. 어디 영화뿐이랴.좋아하는 외국 영화배우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지,지나가다 얼핏 본 자동차 이름이 무엇인지,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그림 중에 빨간색을 쓴 그림은 무엇인지까지 검색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원하는 정보라면 뭐든지 척척 알려주는 검색은 현대인이 세상을 보는 창(窓)이다. NHN이 운영하는 국내 1위 검색포털 네이버에서 실시간 검색어를 보면 바로 지금 한국 네티즌들이 어떤 정보에 관심이 많은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정치인 연예인 등 특정 인물의 이름을 검색하면 그 사람과 연관된 사람이나 사건의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단순한 정보뿐 아니라 정치 경제 국제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도 검색 사이트를 통해 확대,재생산된다.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미네르바 사건도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 아고라에서 비롯됐다. 한 개인이 올린 인터넷 게시물이 토론 광장에 공개되면 블로그나 카페 등으로 퍼 날라지고 이는 또다시 검색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는 식이다.
◆검색 기술의 발전,삶을 바꾼다
가장 방대한 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구글에는 '없는 게 없다'고 할 정도다. 검색 사이트를 통해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네이트에선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동영상의 특정 장면만 찾아서 보여주는 동영상 검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연필로 스케치한 김연아 선수의 이미지 사진을 찾고 싶다면 일일이 그릴 필요 없이 구글 이미지에서 '김연아 드로잉'이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된다. 어느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느꼈다면 네이버 건강전문 검색을 통해 의사들의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검색이 우리의 삶의 패턴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습관처럼 네이버에 들어간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네이버는 한국인의 절반이 시작 페이지로 설정해 놓은 1위 검색 포털로 꼽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통합 검색'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네이버는 '한국인의 습관을 잡아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웹 사이트,뉴스,이미지,웹 문서,책 등 카테고리별로 검색 결과를 한 페이지에 보여주는 통합검색 방식이야말로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았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식인,구글의 이미지 등 방대하게 쌓인 검색 DB는 우리에게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편리함을 안겨 줬다. 반면 해킹 툴,주민등록번호,국가 기밀 등 알려지면 안 되는 정보까지 속수무책으로 퍼지는 것은 검색기술 발전의 단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사람의 마음이나 의지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검색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 기술을 사례를 들어 소개하고 핵심 기술을 공유(오픈 소스)하는 '개발자센터'를,네이트는 의미 기반 검색 기술인 시맨틱 등의 검색 정보를 공유하는 '검색 실험실'을 운영하며 미래 검색 기술 개발 및 공유에 주력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미국 MIT대의 버너스-리 박사는 "당시에는 26대에 불과했던 웹 서버 수가 지금은 2의 10~11승으로 급증했다"며 "이는 인간 뇌의 뉴런(신경 단위)만큼 많은 수치"라고 회고했다. 지금은 누구나 쉽게 정보를 찾고 지구 반대편 사람과도 이를 공유할 수 있게 됐지만 20년 전만 해도 지금의 인터넷은 존재하지 않았다. 월드와이드웹 탄생 20주년을 맞아 정보의 보고인 검색 기술의 A to Z를 살펴봤다.
◆검색은 세상을 보는 창
검색의 시작은 알타비스타,라이코스 등 미국 포털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원하는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단순한 정보 제공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서울에서 경주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컴퓨터 사인펜이 어떻게 컴퓨터에서 읽히나요?' '제 피검사 결과가 괜찮은 건지 봐 주세요' 등 생활과 밀접하고 복잡한 정보를 알려주는 '정보 공유 플랫폼'의 개념으로 발전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주말에 영화를 보려면 직접 발품을 팔아 극장에 가 영화표를 사야 했다. 관객이 몰리는 히트작을 보려면 몇 시간을 기다리기 일쑤였다. 영화 정보도 신문이나 구전으로 접하는 게 고작이었다.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 등 PC통신을 이용하던 소수의 사람들끼리는 영화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네이버 네이트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에 가면 영화 정보가 널려 있다. 검색으로 세세한 영화 정보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즉석에서 극장 좌석까지 지정해 영화표를 예매할 수 있다. 어디 영화뿐이랴.좋아하는 외국 영화배우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지,지나가다 얼핏 본 자동차 이름이 무엇인지,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그림 중에 빨간색을 쓴 그림은 무엇인지까지 검색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원하는 정보라면 뭐든지 척척 알려주는 검색은 현대인이 세상을 보는 창(窓)이다. NHN이 운영하는 국내 1위 검색포털 네이버에서 실시간 검색어를 보면 바로 지금 한국 네티즌들이 어떤 정보에 관심이 많은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정치인 연예인 등 특정 인물의 이름을 검색하면 그 사람과 연관된 사람이나 사건의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단순한 정보뿐 아니라 정치 경제 국제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도 검색 사이트를 통해 확대,재생산된다.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미네르바 사건도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 아고라에서 비롯됐다. 한 개인이 올린 인터넷 게시물이 토론 광장에 공개되면 블로그나 카페 등으로 퍼 날라지고 이는 또다시 검색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는 식이다.
◆검색 기술의 발전,삶을 바꾼다
가장 방대한 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구글에는 '없는 게 없다'고 할 정도다. 검색 사이트를 통해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네이트에선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동영상의 특정 장면만 찾아서 보여주는 동영상 검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연필로 스케치한 김연아 선수의 이미지 사진을 찾고 싶다면 일일이 그릴 필요 없이 구글 이미지에서 '김연아 드로잉'이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된다. 어느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느꼈다면 네이버 건강전문 검색을 통해 의사들의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검색이 우리의 삶의 패턴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습관처럼 네이버에 들어간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네이버는 한국인의 절반이 시작 페이지로 설정해 놓은 1위 검색 포털로 꼽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통합 검색'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네이버는 '한국인의 습관을 잡아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웹 사이트,뉴스,이미지,웹 문서,책 등 카테고리별로 검색 결과를 한 페이지에 보여주는 통합검색 방식이야말로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았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식인,구글의 이미지 등 방대하게 쌓인 검색 DB는 우리에게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편리함을 안겨 줬다. 반면 해킹 툴,주민등록번호,국가 기밀 등 알려지면 안 되는 정보까지 속수무책으로 퍼지는 것은 검색기술 발전의 단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사람의 마음이나 의지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검색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 기술을 사례를 들어 소개하고 핵심 기술을 공유(오픈 소스)하는 '개발자센터'를,네이트는 의미 기반 검색 기술인 시맨틱 등의 검색 정보를 공유하는 '검색 실험실'을 운영하며 미래 검색 기술 개발 및 공유에 주력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