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을 맞은 KB투자증권이 매서운 기업 분석보고서로 주목받고 있다.

18일 최훈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인터넷에 대해 성장동력이 사라졌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CJ인터넷은 1분기 신규게임 초반 흥행 부진 및 해외 실적여력 부재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관련 마케팅비용 증가로 경쟁 게임업체에 비해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에는 손명우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S&T대우에 대해 "GM 리스크 및 GM대우의 판매 감소로 인해 투자포인트가 없어졌다"면서 보수적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김영진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한화석화의 목표주가를 당시 주가보다 낮게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이 과감한 보고서는 증권가에서 이색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야 하는 애널리스트 입장상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사실 기관이나 기업체에서 보고서를 좋게 써달라고 넌지시 암시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써서 주가가 떨어지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해 분석 기업에게 '찍히면' 자료를 제공받지지 못하거나 출입금지까지 당할 수 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중론이다.

KB투자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애널래스트와 영업은 뗄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리서치센터의 본분 자체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KB투자증권은 기업의 본질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라며 "굳이 기업과 고객사의 관계 때문에 매수를 유지하라고는 얘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병문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수를 위한 매수를 외치지 말자는 것이 우리 리서치센터의 방침"이라면서 "나쁜 기업을 나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업종을 분석하고 있는 조병문 리서치센터장 역시 지난달 신한지주에 대해 "대규모 증자로 주가가 전저점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존 주주들은 매도 후 관망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