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동맥경화 등 질병의 조기진단을 위해 사용되는 MRI(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용 조영제가 국산화됐다. 이에 따라 국내 임상시험이 끝나는 2~3년 후면 175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시장에서 외국산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30조원에 달하는 세계시장 진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오헌승)의 조선행 박사팀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대표 강덕영)은 공동으로 지식경제부의 차세대 신기술개발사업인 '물리화학적 선택반응성 유 · 무기 입자기술개발'에 나선 끝에 최근 효과와 안전성이 우수한 MRI용 조영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발표했다.

MRI 조영제는 혈관을 통해 주사하면 암세포가 있는 부위만 선택적으로 밝게 보여줘 사람이나 동물이 질병에 걸렸는지를 판별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필수 의약품이다. 현재 국내에는 연간 175억원가량의 조영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전체의 95%가량을 수입 제품이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행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조영제는 금속물질인 산화철을 고분자 물질로 코팅한 것으로 산화철의 양을 조절해 다양한 입자 크기의 조영제를 간편하고 빨리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입산화철조영제에 비해 생산원가가 크게 줄어든다고 연구원 측은 강조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시판 중인 기존 조영제는 질병 종류별로 입자 크기를 달리해야 하는 조영제의 특성상 산화철을 다양한 종류의 고분자로 코팅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 시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들었다.

한편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이날 서울 역삼동 유나이티드컬쳐센터에서 MRI 조영제를 상용화하는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시판을 위한 식약청 임상시험 승인 신청작업에 돌입키로 했다. 양측은 향후 MRI 조영제 입자에 항암제를 집어넣는 복합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는 "암이 있는 표적부위를 찾아내 정확하게 공격하게 할 경우 기존의 약효를 뛰어넘는 엄청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