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현대·기아차 노조의 두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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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길 산업부 기자 road@hankyung.com
현대 · 기아자동차의 미국 및 인도,슬로바키아 등 현지 산별노조 간부들이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주말 출국했다. 이들은 현대차와 기아차 국내 공장을 둘러보고,'현대 · 기아 국제노동자네트워크'를 결성하기 위해 초청됐다.
현대 · 기아차 노조와 해외공장 노조 간부들은 각 공장의 현안을 공유하고,사측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공감대를 가졌다고 한다. 국제노동자네트워크를 통해 현대 · 기아차 해외공장의 현지인 근로자들이 적절한 노동권을 보장받도록 하고,동시에 사측 구조조정도 견제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하지만 현대 · 기아차의 노사 단체협약은 해외 노동자를 위한다는 노조 주장이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점을 증명해준다. 현대차 단협 제32조 7항은 '세계경제 불황 등으로 국내외 자동차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계속돼 공장 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해외공장의 우선 폐쇄를 원칙으로 한다'고 못박았다. 6항에도 차세대 차종 개발 후 생산할 땐 국내 공장에 우선 배치한다고 돼 있다. 노조가 사측을 압박해 일찌감치 명문화한 규정이다.
안전장치를 다 마련해놓은 현대 · 기아차 노조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해외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외친 셈이다. 정부와 사측에 비정규직을 보호하라고 강조해온 현대차 노조가 비정규직 노조의 산하 지부 편입을 반대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속노조 및 현대 · 기아차 노조가 국제노동자네트워크를 만들려는 속내는 글로벌 공장 노조와 연대해 국내 노조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또 다른 사측 압박수단이란 얘기다. 해외공장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은커녕 기계적인 파업문화만 '수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 · 기아차 노조는 작년엔 한 · 미 FTA(자유무역협정) 및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한다며 길거리로 나왔다. 이때는 농민 및 서민층을 위한다는 명분이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지난주 현대차 에쿠스 신차발표회에서 "한 · 미 FTA의 최대 수혜자인 현대 · 기아차 노조가 FTA 반대 투쟁을 벌였다는 게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을 정도다. 국내 정치뿐만 아니라 해외 노동문제까지 간여하겠다는 현대 · 기아차 노조.참으로 오지랖이 넓지만,얼마나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현대 · 기아차 노조와 해외공장 노조 간부들은 각 공장의 현안을 공유하고,사측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공감대를 가졌다고 한다. 국제노동자네트워크를 통해 현대 · 기아차 해외공장의 현지인 근로자들이 적절한 노동권을 보장받도록 하고,동시에 사측 구조조정도 견제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하지만 현대 · 기아차의 노사 단체협약은 해외 노동자를 위한다는 노조 주장이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점을 증명해준다. 현대차 단협 제32조 7항은 '세계경제 불황 등으로 국내외 자동차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계속돼 공장 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해외공장의 우선 폐쇄를 원칙으로 한다'고 못박았다. 6항에도 차세대 차종 개발 후 생산할 땐 국내 공장에 우선 배치한다고 돼 있다. 노조가 사측을 압박해 일찌감치 명문화한 규정이다.
안전장치를 다 마련해놓은 현대 · 기아차 노조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해외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외친 셈이다. 정부와 사측에 비정규직을 보호하라고 강조해온 현대차 노조가 비정규직 노조의 산하 지부 편입을 반대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속노조 및 현대 · 기아차 노조가 국제노동자네트워크를 만들려는 속내는 글로벌 공장 노조와 연대해 국내 노조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또 다른 사측 압박수단이란 얘기다. 해외공장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은커녕 기계적인 파업문화만 '수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 · 기아차 노조는 작년엔 한 · 미 FTA(자유무역협정) 및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한다며 길거리로 나왔다. 이때는 농민 및 서민층을 위한다는 명분이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지난주 현대차 에쿠스 신차발표회에서 "한 · 미 FTA의 최대 수혜자인 현대 · 기아차 노조가 FTA 반대 투쟁을 벌였다는 게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을 정도다. 국내 정치뿐만 아니라 해외 노동문제까지 간여하겠다는 현대 · 기아차 노조.참으로 오지랖이 넓지만,얼마나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